[단독]고교 3년내내 우등생 vs 3학년때 ‘일취월장’… 내신 같을때 누구를 뽑아야 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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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연구팀 ‘평가 대안’ 내놔

성적 상승률로 성장잠재력 파악해야
‘일취월장형’이 수능점수도 더 높아

“두 학생의 내신 평균은 같다. 하지만 A 학생은 3년 내내 꾸준한 성적을 거둔 반면 B 학생은 1학년 때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차츰 성적이 올라 3학년 때는 A 학생보다 좋은 내신 성적을 얻었다. 과연 두 학생은 성적처럼 잠재력도 같을까.”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 선발비율을 높이고 있다. 2011학년도에는 수시모집에서만 117개 대학이 3만4000여 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학생의 잠재력을 본다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이화여대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용역을 받아 전국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연구팀을 공모해 8개 팀(총 26명)을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고교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이 6개월여 동안 현행 평가방식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구체적인 대안까지 내놓았다.

교사들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영역 평가에서 고교 6개 학기 중 3학년 1학기까지의 5개 학기를 대상으로 성적의 상승과 하강에 따른 변화율을 점수화하는 방법을 새로이 제안했다. 현재 대학들은 대부분 학년별로 똑같은 비율로 반영하거나 ‘1학년 20%+2학년 30%+3학년 50%’의 비율로 내신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벗어나 성적상승률(내신등급 상승률)을 통해 잠재력을 반영하자는 것이다. 교사들은 “실제로 사례를 뽑아본 결과 환산점수에서 가점을 받은 학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더 높았다”며 “변화율 추이를 이용해 학생의 성장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치, 적응, 행사, 계발, 봉사활동과 같은 생활기록부 특별활동상황도 산술적 평가가 가능하게끔 한 ‘척도표’도 개발했다. 이 척도표는 ‘이해력’ ‘도전정신’ ‘자발성’ 등 각각의 활동에 맞는 정의적 요소 20개에 요소별로 1∼5점을 매겨 특별활동상황도 담임선생님의 ‘설명’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점수’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교사들은 입학사정관 선도대학 중 10개 대학의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양식을 분석해 공통안 등을 제시했다.

이화여대는 이달 중순 연구 결과를 교과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결과는 다른 대학도 참고가 가능하게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이화여대 오정화 입학처장은 “후속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이 대안적 평가방법을 입학사정관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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