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바다에 강한 연어급 잠수정, 公海 빙 돌아 야간 침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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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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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침투했나

공격 2, 3일전 北기지 떠나 母船 안내받아 원거리 잠행
당시 他國 잠수함 이동 없어

“기지 이탈은 식별했지만 영해 침범-도발 예상못해”
軍, 서해 잠수공격 방심 인정


민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서해의) 작전환경 조건에서 운용하는 수중무기체계는 소형 잠수함정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제 어뢰는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에서 발사됐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천안함 침몰 전인 3월 23, 24일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300t급) 1척과 연어급 잠수정(130t급) 1척,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모선(母船)이 서해 북한 해군기지를 이탈한 뒤 3월 28, 29일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주변국의 잠수함정은 모두 자국의 모기지 또는 그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천안함이 침몰한 3월 26일에 움직인 잠수함정은 북한 것밖에 없다는 얘기다.

합조단의 황원동 정보분석분과장(공군 중장)은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 소형 잠수정의 침투 경로에 대해 “수중으로 서해 외곽을 우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치명적인 공격을 하기 위해 야간에 목표를 식별하고 근접해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황 중장은 “사용된 어뢰의 종류와 작전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어급이 운용됐을 것으로 분석됐다”며 “도발한 이후 신속히 현장을 이탈해 침투한 경로로 되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기 위해 사전에 정찰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침몰 해역과 유사한 북한의 해저에서 사전훈련을 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 1척은 3월 23, 24일 상어급 잠수함과 모선인 수상함과 함께 서해기지를 출발한 직후 잠항했다. 잠항을 하는 순간 한국군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연어급 잠수정은 모선의 안내를 받으며 공해까지 나간 뒤 야간에 은밀하게 백령도 인근까지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연어급 잠수정은 비록 소형 잠수정이지만 작전거리가 북한 해군기지에서 공해를 거쳐 백령도 인근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라면서 “함께 사라진 상어급 잠수함에 대해서는 별다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어급 잠수함이 연어급 잠수정과 함께 북방한계선(NLL)을 넘었을 가능성에 대해 “은밀하게 수행해야 하는 작전에서는 잠수함(정)은 혼자 다니는 게 일반적이며 상어급 잠수함은 훈련을 나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상선으로 위장한 모선에 실려 침투지점 가까이 와 거기서부터 잠행했던 방식은 이번에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군 관계자는 “과거 간첩을 침투시킬 때 모선에 소형 잠수정을 실어 내려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런 방식은 더는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침투에 성공한 이 잠수정은 치명적인 공격을 하기 위해 숨을 죽이고 있다가 초계활동을 하기 위해 백령도 인근 해상으로 접근하는 천안함을 발견하고는 서서히 접근해 어뢰를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안함 침몰을 확인한 이 잠수정은 곧바로 북쪽으로 뱃머리를 돌렸고 침투했던 경로를 따라 모선으로 이동한 뒤 모선에 다시 실린 채 기지 근처까지 되돌아갔을 것으로 보인다.

황 중장은 “잠수함에 대한 방어 대책은 난해하다”면서 “현재 가장 용이한 대응은 기지에 정박해 있을 때 식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지를 이탈해 (잠수함의) 잠항이 시작되면 현재까지 개발된 세계 어느 나라의 과학기술로도 분명하게 추적하는 게 제한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에서도 기지를 이탈하는 것은 식별했지만 우리 해역까지 침범해 도발할 줄은 생각을 못해 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군 당국은 서해는 수심이 얕고 조류가 빨라 잠수함 활동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간주해 왔다가 이번에 연어급 잠수정에 허를 찔린 것이다. 연어급보다 조금 큰 상어급 잠수함의 경우 최저 작전수심이 16∼17m인 점을 감안하면 수심이 얕은 서해의 경우 연어급이 상어급보다 활동하기에 더 적합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해 잠수함 작전환경에 대한 평가를 다시 했다. 군 관계자는 “서해의 조류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잠수함의 어뢰공격 작전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며 천안함이 침몰한 해역 서쪽 수심이 40m 이상으로 잠수함(정)이 활동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동영상 = 北어뢰 파편 공개…천안함 침몰 결정적 증거





▲ 동영상 = 처참한 천안함 절단면…北 중어뢰 공격으로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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