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충무공 대상 첫 시상식’ 경남지사 불참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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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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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경남지사가 28일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충무공 이순신대상’ 시상식에 불참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충무공 탄신일인 이날 오후 그는 특별한 공식 일정이 없었다. 오전 11시 김해에서 열린 가락국시조대왕 춘향대제에 참석한 뒤 개인 업무를 위해 비행기로 상경했다.

무엇보다 이 상은 김 지사가 주도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단법인 21세기이순신연구회가 관여했지만 상장은 ‘전남·경남도지사’ 명의였다. 이 상 제정과 함께 거북선과 백의종군로 복원 등이 포함된 ‘이순신 프로젝트’는 그가 2006년부터 힘을 쏟은 시책이다.

‘1% 가능성만 있으면 도전한다’며 거제 바다에서 거북선 탐사작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도 김 지사와 서만근 행정부지사, 안상근 정무부지사는 다른 계획을 잡고 시상식에는 배종대 문화관광체육국장만 보내려 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시상식 당일 부랴부랴 안 부지사가 참석해 도지사 축사를 대신 읽었다.

수상 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19일(이 충무공 순국일)로 잡았던 시상식 일정이 두 차례 연기됐다”며 “시상금 역시 경남도가 밝혔던 것과는 달리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외형을 떠나 국내 최초로 제정된 특별한 상, 그것도 첫 시상식은 상징성이 크다. 그래서 “제정자 스스로 상의 권위를 떨어뜨린 셈”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수상자들은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이 충무공 연구 및 선양(宣揚)사업에 몰두했다.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로 행사를 축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상식 규모와 도지사, 기관장 불참은 다른 문제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충무공의 위기극복 리더십을 계승하고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차분하면서도 품격 있는 시상식을 열 필요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15년 만에 충남 아산 현충사를 참배한 것도 그런 의미 아닐까.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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