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장애인교육 인식 바로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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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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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특수교육역사관 내달 3일 개관

《국내 특수교육(장애인을 위한 교육)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특수교육 역사관’이 5월 3일 대구대에서 개관한다. 이 역사관은 조선시대부터 최근까지 국내 특수교육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를 갖추고 있다.》

이영식 목사
이영식 목사
1946년 설립 대구맹아학교 건물 복원
2층규모 2개전시실… ‘특수교육 메카’


대구대가 이 역사관을 설립한 이유는 한국 특수교육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장애인교육 및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구대에는 현재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189명의 장애학생이 재학 중이다. 특수교육을 전공하는 학부와 대학원생도 2400여 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특수교육의 산실’, ‘장애학생의 천국’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구대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장애인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표 참조

시각·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세계 최초의 학교는 1700년대 중반 프랑스 파리에 설립됐지만 국내에서는 1946년 설립된 대구맹아학교와 대구영화학교가 효시다.

독립운동가인 성산 이영식 목사(1894∼1981)는 광복기념사업으로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학교를 시작으로 특수교육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1956년 한국이공학원(한국사회사업대학)을 설립했다.

이 학교가 대구대로 발전했다. 특수교육 역사관은 대구맹아학교 건물을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역사관 설립추진위원장인 김병하 교수(64)는 “광복 전후로 한국에서는 특수교육이란 용어조차 잘 몰랐다”며 “이제는 많이 바뀌어 평생 특수교육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실로 가슴 뿌듯한 일”이라고 말했다.

2층 규모의 이 역사관(총면적 1150m²·약 350평)은 ‘태동과 여명’, ‘광명과 환희’를 주제로 2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국내 특수교육의 선구자는 세종대왕. 세종은 시각장애인 중에서 인재를 선발해 특별교육을 받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서유견문’에서 서양의 근대 특수교육을 자세히 소개한 유길준을 비롯해 국내 지체부자유아 교육의 대부로 불리는 안병즙 등 특수교육 발전에 헌신한 10여 명의 발자취가 담겨 있다. 장애인과 특수교육에 관한 각종 교육자료와 통계 등도 대부분 볼 수 있다.

다음 달 3일 대구대 캠퍼스 내에 개관하는 ‘특수교육 역사관’. 사진 제공 대구대
다음 달 3일 대구대 캠퍼스 내에 개관하는 ‘특수교육 역사관’. 사진 제공 대구대
2000년 설치된 대구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인 학생이 ‘거의 장애를 느끼지 않고’ 대학 공부를 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실적인 제도와 시스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홍덕률 총장은 “가령 계단의 구조가 어떤지에 따라 장애인이 불편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이 역사관이 장애인과 특수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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