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국내 철새 80% 30만마리, 홍도 - 흑산도서 쉬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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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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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이마알락할미새 등
국내 미기록종도 최근 왕래

흑산도 일대 3만m²에
국제철새공원 만들기로

전남 신안군 홍도와 흑산도는 국내 최대 ‘철새 휴게소’다. 지난해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간 철새는 271종 30만 마리. 국내 철새의 80%가 쉬어가는 셈이다. 특히 홍도는 면적이 6.47km²(약 195만 평)로 작아 조류 관찰이 쉽다. 2005년 국내 최초의 철새 연구기관인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가 홍도에 문을 연 것도 이런 입지 조건 때문이다.

○ 전국 야생조류 탐조대회

신안군은 흑산도와 홍도에서 23∼25일 전국 야생조류 탐조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온 야생조류 전문가와 야생조류 회원 등 40여 명이 참가한 탐조대회에서는 멸종 위기종인 청다리도요사촌, 노랑부리백로 등 100여 종이 관찰됐다. 올해로 4회째인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신안군과 탐조관광 활성화와 조류 생태계 보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흑산도와 홍도는 매년 봄가을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대륙을 오가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조류학계의 중요한 관심 지역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 흰꼬리수리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320여 종이 관찰됐다.

흰이마알락할미새
흰이마알락할미새
최근에는 국내 미기록종인 흰턱해변종다리, 흰이마알락할미새도 이 섬을 다녀간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희귀종 여름철새 슴새와 섬휘파람새 분포현황을 인공위성 추적을 통해 밝혀냈다. 철새연구센터 채희영 박사는 “흑산도와 홍도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라며 “매년 철새 5000마리에 연구용 금속가락지를 부착해 이동경로와 분포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흑산도에 국제철새공원 조성

흑산도 진리 습지와 배낭기미 습지는 해수와 민물이 만나는 곳으로 작은 참새목 조류와 물새 등이 장거리 이동 중 휴식하기 적합한 지역이다. 신안군은 사업비 90억 원을 들여 흑산도 진리 일대 3만 m²(약 9000평) 용지에 국제철새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홍도에 있는 철새연구센터도 이곳으로 옮긴다.

흰턱해변종다리 동아일보 자료 사진
흰턱해변종다리 동아일보 자료 사진
생태학적 가치가 큰 흑산도와 홍도는 지난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모색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있는 뛰어난 생태계를 유네스코가 지정한 곳으로 환경보전과 병행한 개발, 기후변화 대응, 세계 네트워크와 교류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제갈길명 신안군 철새관리담당은 “현재 국내 철새 관련 시설은 주로 겨울철새 도래지에 집중돼 있으나 흑산도 철새공원은 봄과 가을철에 다양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며 “내년 말 공원이 완공되면 탐조관광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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