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남녀공학 ‘난관’대처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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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관리 시간뺏겨요”→‘등교전 20분만,점심땐 10분만’… 규칙 정해 엄수!

“쉬는시간 시끄러워”→ 자신있는 과목 공부, 최대한 집중력 발휘
“성적 추월 두려워요”→ 이성의 장점 벤치마킹, 내것으로 만들어라

《남녀공학 고교생들은 하루 내내 이성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기에 외모에 신경 쓰는 시간도 많아진다. 스트레스도 많다. 여학생들은 체력과 끈기를 바탕으로 ‘무섭게’ 공부하는 남학생의 모습에, 남학생들은 꼼꼼하고 치밀하게 필기하거나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여학생들의 모습에 가슴이 짓눌리는 듯한 위기의식을 느낀다. 그렇다면 남녀공학 고교생들의 스트레스와 성적하락은 피할 수 없는 환경인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남녀공학이 가진 상황을 지혜롭게 이용하면 이런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남녀공학 고교를 다니거나 졸업한 학생들로부터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남녀공학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학습상의 난관,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뛰어넘을 수 있을까?》

[위기 1]“외모에 신경 쓰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극복 방법 공부 시간뿐 아니라 외모에 신경 쓰는 시간도 관리하라!


남녀공학 고교에서 이성친구들에게 멋있거나 예쁜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심리다. 하지만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다간 학업에 소홀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남녀공학인 전남 영광군 해룡고를 졸업한 김재용 씨(20·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과 2학년)는 “외모뿐 아니라 공부로도 이성에게 멋진 모습을 어필할 수 있으므로 남녀공학은 오히려 기회”라고 조언했다. 공부 잘하는 것을 외모와 같은 하나의 ‘경쟁력’으로 인식하라는 것. 공부 열심히 하는 모습이 진정으로 이성에게 ‘멋있게’ 보이는 순간이란 사실을 알면 외모에 투자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공부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공부 계획을 세울 때와 같은 방법으로 외모를 관리하는 데 쓰는 시간을 정해놓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등교 전 20분 내 화장하기’ ‘점심시간 중 10분 동안 머리 스타일링 다시 하기’처럼 자신만의 규칙을 정해놓는 것이다. 김 씨는 “자신이 정해놓은 규칙이므로 항상 스스로 의식하며 엄격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기 2]“남학생(여학생)들 때문에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극복 방법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활용할 나만의 공부법을 만들라!

여학생들은 “남학생들 때문에 쉬는 시간에 공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쉬는 시간 남학생들이 교실 뒤편에서 공을 던지고 받으면서 ‘과격하게’ 놀기 때문. 남녀 분반인 남녀공학의 경우에도 쉬는 시간이면 복도에서 축구를 하는 남학생들 탓에 소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남학생들도 불만이다. “여학생들은 열댓 명이 어울려 단체로 이야기를 하는 탓에 아무리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도 교실 전체가 시끄러워진다”고 푸념한다.

쉬는 시간, 어떻게 활용할까?

경기도의 한 남녀공학 고1 남모 양(16·경기 안산시)은 쉬는 시간을 활용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을 복습한다. 성적 상위권인 남 양이 쉬는 시간에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고안해낸 공부 전략이다. 남 양은 “취약한 과목이나 수업시간에 어려운 내용을 다룬 과목은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서 “대신 분위기가 산만한 쉬는 시간에는 쉬운 과목이나 내용을 다시 훑으면서 따로 공부할 시간을 줄인다”고 말했다.

[위기 3]“남학생(여학생)에게 제 성적을 따라 잡힐까 봐 두려워요.”
극복 방법 차이를 인정하고 이성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라!

일반적으로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꼼꼼하고 섬세하다. 수업 중 필기나 보고서를 제출하는 수행평가에 남학생보다 강한 면모를 보인다. 반면 남학생들의 강점은 체력과 끈기다. 이런 장점으로 여름방학 이후 여학생들의 성적을 앞지르는 남학생들이 늘어난다. 문제는 이런 차이를 자신의 ‘한계’로 인식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데서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남녀간의 차이를 인정하라. 그리고 이성의 장점을 재빠르게 ‘벤치마킹’하라.

서울 반포고 3학년 채원재 양(18·서울 서초구)은 얼마 전 경제 수업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수업 중 한 남학생이 “선생님, ○○○이론에 따라 계산하면 교과서에 나온 표에 있는 수치가 잘못된 것 아닙니까?”라고 질문을 한 것. 채 양은 “매 수업마다 단순히 선생님의 수업내용을 받아 적기에 급급했던 나로선 남학생들의 폭 넓은 사고에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나의 기존 공부 방법에 대해 반성하고, 내 장점을 유지하면서 남학생들의 장점을 덧붙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채 양은 이후 수업시간마다 ‘남학생들이 어떤 질문을 하는지’ ‘어떤 관점에서 교과서 내용을 바라보는지’를 살피면서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들을 노트에 적어 놓는다. 복습할 때도 단순히 필기한 내용을 반복해 보는 것뿐 아니라, ‘교과서 내용에서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점은 없는지’를 생각하고 확인하며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고 있다. 채 양은 “남녀가 같이 있다는 점이 공학의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 서로 다른 공부방법을 공유하고 배운다면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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