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죽었다 깨어난 경안천… 철새도 새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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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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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팔당상수원 主오염원
민관 수질개선 노력 결실
2013년 전체를 인공습지로

최근 조성된 경기 광주시 퇴촌면 광동하수처리장 인근 경안천변의 인공습지. 사진 가운데 위치한 이 인공습지는 경안천 물이나 광동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를 수생식물과 습지 등을 이용해 수질 정화를 하게 된다. 경안천은 2007년 이후 해마다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 사진 제공 경기도
최근 조성된 경기 광주시 퇴촌면 광동하수처리장 인근 경안천변의 인공습지. 사진 가운데 위치한 이 인공습지는 경안천 물이나 광동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를 수생식물과 습지 등을 이용해 수질 정화를 하게 된다. 경안천은 2007년 이후 해마다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 사진 제공 경기도
수도권 2500만 주민들의 젖줄인 팔당상수원의 최대 지천으로 오염하천의 대명사였던 경안천 수질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용인시에서 발원해 광주시를 거쳐 팔당호로 들어오는 길이 43.9km의 경안천은 1990년대 이후 팔당호로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유입해온 하천이다. 수질 악화가 심해져 2002년에는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L당 8.8mg, 4급수 이하의 죽음의 하천이 됐다. 팔당호 전체적으로 보면 수량비중은 크지 않지만 오염부하량은 팔당호 전체의 16%에 이르러 팔당상수원의 주요 오염원으로 꼽혀 왔다.

○ 죽음의 하천에서 철새 도래지로

경기도는 올해 3월 경안천 BOD가 L당 2.9mg으로 2007년 3월에 조사된 7.3mg보다 개선된 것으로 측정됐다고 25일 밝혔다. 경안천의 갈수기인 1∼3월 1분기 평균 BOD 역시 L당 6.6mg(2007년)에서 3.7mg(2008년), 3.5mg(2009년), 3.1mg(2010년)으로 꾸준히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강천심 경안천살리기운동본부장은 “경안천 수질이 좋아지면서 수도권 대표 철새 도래지로 탈바꿈했고 평일에도 나들이객들로 붐비는 명소가 되어 가고 있다”며 “경기도와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인공습지 통해 자연정화 거치게

27일에는 경안천에서 국내 최대 규모 수질정화 인공습지 준공식이 열린다.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광주하수처리장 인근의 희망인공습지(2만6500m², 8000여 평)와 지월리 중부고속도로 하단의 옹달샘인공습지(2만5000m², 7600여 평), 퇴촌면 광동리 광동하수처리장 인근의 청정인공습지(4만4000m², 1만3400여 평) 등 3곳이다. 3곳에서 1일 처리하는 수량은 4만2500여 t. 하천수나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수련과 백련, 홍련, 부들, 꽃창포, 아이리스, 갈대 등 수생식물이 심긴 인공습지로 유입되면 유속이 느려지면서 침전되거나 식물, 토양이 유기물질과 오염물질을 흡수함으로써 자연 정화과정을 거치게 된다. 시범운영 기간에 모니터링한 결과 인공습지를 거치면서 BOD가 평균 32.4% 줄었다. 팔당호 녹조의 주범인 총질소(T-N)와 총인(T-P)의 저감률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에 착공해 2012년 말까지 완공 예정인 퇴촌면 정지리 2단계 인공습지(8만8000여 m², 2만6000여 평, 1일 처리능력 12만6000t)까지 조성되면 경안천 갈수기 수량인 17만 t을 모두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2차 인공습지까지 완공되면 경안천의 수질이 L당 2.5mg까지 내려가게 된다”며 “말 그대로 경안천이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고 말했다.

○ 민-관-기업 합동 ‘경안천 살리기’

경기도는 2006년 9월 죽어가는 경안천을 살리겠다며 사업비 2조3000억 원이 투입되는 ‘경안천 수질개선종합대책’을 수립했다. 가장 큰 오염원인 하수의 무단 유입을 막기 위해 66%에 불과했던 경안천 주변의 하수도 보급률을 대폭 확대해 올해는 90%를 눈앞에 두고 있다. 비점 오염원 저감시설과 하수관거 정비도 꾸준히 추진했다. 또 경안천 마평보∼삼계교의 8.9km 구간에서 자연형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펼치고 있고, 경안천 지류인 금어천과 금학천 등에도 신세계그룹과 함께 생태습지를 조성해 수질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경안천의 옛 모습을 찾는 데는 시민들의 참여도 한몫했다. 경안천살리기운동본부를 주축으로 지금까지 3000회가 넘게 경안천 주변 쓰레기 수거와 불법행위 감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태한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장은 “경안천 살리기 사업은 민관 그리고 기업까지 동참한 국내 환경정책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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