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해역 조류 주변보다 훨씬 더 빨라 30kg 돌덩이도 30여m 흐르다 떨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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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전문 어민 “함미 점점 깊이 박힐수도”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이 빠른 조류 탓에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백령도 바다를 수십 년간 제집처럼 드나들며 살아온 어민들이 느끼는 이곳 조류의 위력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백령도 어민 김진수 선장(52)은 소문난 ‘스쿠버다이버’다. 바다에 직접 들어가 30년 넘게 전복과 해삼을 땄다. 30일 용기포항에서 만난 김 선장은 “조류가 빠르기로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백령도”라고 말했다. 현재 물살이 가장 빠른 ‘사리’ 때 사고해역 인근 조류속도는 3노트 이상이다. 구조대원들은 조류속도가 1노트(시속 1.8km)만 넘어도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바닷물의 높이가 일시적으로 변하지 않는 정조(停潮) 시간 때 하루 두 번만 잠수가 가능하고 한 번 들어가도 30분 이상은 위험해 조업시간이 늘 짧았다”고 혀를 찼다.

그는 “함미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구조대가 정말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필이면 함미 발견 지점의 조류가 주변보다 더 빠르다는 것. 그는 “20∼30kg의 돌을 떨어뜨려도 30∼40m 흐르다가 떨어진다”며 “바닥이 모래와 펄로 돼 있어 시야 확보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백령도 어민 최모 씨(45)도 “어선 속도를 5노트까지 올리고 싶어도 거기서는 2노트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김 선장은 천안함의 함미 부분이 앞으로 더 잠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 데다 함미가 바닥을 계속 짓누르며 모래나 진흙이 쓸려나갈 수 있다”며 “함미가 더 깊숙이 박히면 인양작업이 힘들어진다”고 걱정했다.

백령도=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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