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硏 “카바수술 2명 사망 확인” 송명근 교수 “수술과는 관련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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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안전성 공방 확대

심장 카바(CARVAR·대동맥근부 및 판막 성형) 수술의 진실공방 2라운드.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가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건국대병원에서 수술한 환자 252명 중엔 사망자가 없다”고 주장하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4일 “숨진 환자가 두 명이나 있다”고 반박했다.

카바 수술의 안전성을 검증해온 보건연은 최근 “송 교수가 서울아산병원에 있을 때 시술한 26건, 건국대병원에서의 수술 101건을 조사한 결과 부작용이 각각 10건과 16건, 사망자가 3건과 2건으로 나와 시술을 잠정 중지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송 교수가 이에 대해 “건국대 병원 사망자는 없다”고 반박하자 보건연이 공개적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보건연은 24일 자료를 내고 “건국대병원 사망자 2명은 수술 전 판막질환이 있다고 진단한 환자였다”고 밝혔다. 보건연이 밝힌 사망자는 지난해 7월 대동맥 판막협착으로 수술을 받은 69세 여자와 대동맥 판막협착 및 대동맥류로 수술을 받은 75세 여자 두 사람. 69세 여자는 카바수술을 받은 뒤 심내막염, 판막 주변 감염, 종격동염(흉부 중간 부위 염증), 대사성뇌증으로 숨졌고 75세 여자는 수술부위 출혈과 감염으로 재수술까지 했으나 사망했다. 보건연 관계자는 “환자들의 부작용은 카바 수술을 하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패혈증, 대동맥 파열로 숨져 카바 수술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또 보건연은 조사 대상으로 삼은 127명(서울아산병원 26명, 건국대병원 101명) 가운데 수술 이후 병원을 찾지 않은 환자 3명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연 관계자는 “이들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에 대해 “69세 환자는 대동맥류 등이 있었고, 75세 환자도 다른 심장 질환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순수한 심장판막 환자가 아니다”라며 “또 69세 환자는 종격동염 치료 중 패혈증이 발생해 숨졌고, 75세 환자는 대동맥류 파열로 숨져 수술과는 관련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한편 보건연이 ‘카바 사망자’라고 밝힌 75세 환자의 사위 차모 씨는 “장모가 심장판막이 망가졌다고 해서 카바 수술을 받았지만 심장혈관에 출혈이 생겨 수술을 두 번이나 더 받았다”며 “송 교수가 건국대병원에서 판막 질환으로 수술 받은 환자 중 사망자가 없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차 씨는 이어 “수술이 끝날 때마다 송 교수가 와서 환자가 괜찮아졌다고 했는데 나중엔 심장혈관이 파열돼 살 가망성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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