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용천동굴서 신라유물 다량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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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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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팀, 8~9세기로 추정
도장무늬 물병등 토기 22점
숯으로 그은 글자모양 등
인위적 흔적도 38곳서 확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시 구좌읍 지역 용암동굴인 ‘용천동굴’에서 다량의 토기가 발굴됐다. 제주도는 국립제주박물관과 동방문화재연구원이 공동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용천동굴의 고고유물, 호수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토기, 철기, 동물 뼈 등이 나왔다고 10일 밝혔다.

파편 상태의 토기를 복원한 결과 몸통이 가로로 퍼진 장군을 비롯해 도장무늬를 새긴 물병 등 22점이 나왔다. 동굴 호수에서는 모두 8점의 토기를 확인하고 이 가운데 높이 30cm의 항아리 토기 등 2점을 인양해 보존처리했다. 발굴팀은 이들 토기를 8세기 전후인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추정했다. 이 토기들은 물이나 술을 담기 위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제주지역에서 발견된 8∼9세기 토기 유물 가운데 단일 유적으로는 최대 규모이다.

동굴에서 유물이 발견된 곳은 60여 지점. 철기류는 4점이고 자연유물인 전복, 삿갓조개 등 조개류를 28개 지점에서 확인했다. 제주지역에서 나온 적이 없는 꼬막류 1점도 확인했다. 동굴 벽에는 숯으로 그린 글자, 글자모양, 무늬 등 38개 지점에서 인위적인 흔적을 추가로 확인했다.

동굴 호수에서는 온전한 형태의 멧돼지 뼈 1개체와 80cm에 이르는 또 다른 동물 뼈 1개체가 나왔다. 사다리 용도로 추정되는 다량의 목재가 호수 바닥에 쌓였다. 이번 조사에서 동굴 호수 길이는 당초 추정치인 200m보다 훨씬 긴 800m로 확인됐다. 호수 수심은 최대 13m. 호수 끝 지점은 모래가 둑을 형성해 막힌 상태로 폭 30cm의 좁은 통로를 통해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05년 동굴 발견 당시 회색토기 파편, 동물 뼈, 숯, 전복껍데기 등이 확인됐지만 이번 조사에서 온전한 토기 모습이 처음 나왔다. 용천동굴은 과거에 사람이 출입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가 자연 또는 인위적인 작용으로 출입구가 막혔다. 권상열 국립제주박물관장은 “제주의 다른 지역에서 나온 적이 없는 토기가 동굴에서 발견된 점 등 흥미로운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용천동굴은 전신주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현재 확인된 동굴길이는 호수를 포함해 3600m, 최대 폭 14m, 최대 높이 20m 규모이다. 용암종유, 석순, 종유석, 종유관, 동굴진주, 동굴산호 등 다양한 생성물이 들어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암동굴’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 동굴은 2006년 천연기념물 제466호로 지정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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