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우리 대학 스타/국내 사립대 첫 외국인 총장 우송대 존 앤디콧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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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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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배려하는 CEO로 키울 것”

전공지식 학습도 중요하지만 소통 - 설득 - 교감 능력 갖춰야
2005년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학생에게 도움되면 뭐든 할 것”

총장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존 앤디콧 총장. 그는 “우송대를 글로벌 캠퍼스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우송대
총장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존 앤디콧 총장. 그는 “우송대를 글로벌 캠퍼스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우송대
“한국음식이 좋은 모양이에요. 한국음식을 먹은 뒤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늘어났어요. 저녁에는 항상 아내와 함께 한국음식을 사 먹죠.” 국내 사립대 가운데 첫 외국인 총장인 우송대 존 앤디콧 총장(72)은 한국생활 적응이 빠르다. 대전에서의 오랜 거주지인 중구 태평동은 어린 시절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를 떠올리게 해 더없이 정겹다고 한다.

앤디콧 총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2007년 9월 우송대 총장대우 겸 솔브릿지국제대 책임자로 온 뒤 학교 운영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월 총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오하이오주립대를 졸업한 뒤 조지아 공대에서 교수 및 국제전략정책센터 소장 등으로 20여 년간 근무하며 국제정세 등을 연구했다. 2005년에는 비핵지대화 운동 등의 공로로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문화적 차이 때문에 곤란한 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노(No)”라고 대답한다. “아시아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일본인 아내와 50년을 살았는걸요.”

그는 얼굴마담 격 총장이 아니다. 단과대학별 책임경영제와 과감한 인센티브제 및 혁신적 교수 평가 시스템 도입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실시하고 있다. 2010년까지 해외 유학생 3000명 유치도 약속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이 책임경영제였어요. 책임경영제는 연초에 연구와 강의 등 각 분야 목표를 설정한 뒤 연말에 성과를 확인하는 제도예요. 교수 자신과 학생, 학교의 발전을 위한 일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탓에 교수들이 힘들어했죠.” 앤디콧 총장은 “하지만 책임만 요구하지 않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줬다”며 “교수들이 힘들지만 잘 따라와 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에게 모든 일의 판단기준은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가’이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해 대폭 도입한 각종 경시대회는 학생들을 몰라보게 향상시켰다고 자부한다. “외식 조리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은 홍콩의 유명 호텔로 보내 체험하는 기회를 주기도 했죠. 호텔경영 분야에서는 스마일 콘테스트를 열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많이 웃고 서비스를 잘해야 돈이 된다고 생각해 열었던 경시대회죠.”

앤디콧 총장이 원하는 인재상은 ‘다재다능하고 소통능력이 뛰어난 르네상스적인 인간’이다. 스스로 최고경영자(CEO)에 올라설 만큼 능력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국제화 시대에 외국어 능력은 기본 중 기본이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잘하고 넘치는 호기심으로 질문을 많이 해 교수에게 도전하며 팀플레이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학생들에게 늘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기르라고 강조합니다. 소프트 스킬은 의사소통, 설득, 교감 능력이에요. 전공지식인 ‘하드 스킬(hard skill)’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해주지만 그 일자리에서 성공하려면 소프트 스킬이 필요하죠.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은 성장할 가능성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생계를 위해 하는 일 외에도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주 2회 국제관계를 강의하는 그는 직접 이런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토론식 수업을 펼친다. 주제에 대해 입장을 달리하는 팀을 만들어 상호 토론하게 해 상대방을 배려하고 소통하고 설득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그는 “글로벌 환경과 특성화 교육을 통해 우송대를 아시아 학생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명문대학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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