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수시=내신, 정시=수능’ 엉터리 이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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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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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많이 접한다. 특히 재학생들이 대부분 수시모집은 내신 성적, 정시모집은 수능 성적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오면 혼란스러워 한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은 자신이 수시모집에 적합한지 정시모집에 적합한지 애써 구분하곤 한다. 주변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내신 성적이 높고 수능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은 수시모집에 적합하므로 그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식이다. 재수생이 상대적으로 많이 지원하는 정시모집보다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재학생도 있다.

수시모집은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하지만 성적이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다.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학생 A의 주요교과 내신 평균이 3.5등급이고 이 학생의 수능 누적 백분위가 25%라고 가정해보자.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 학생은 수시모집에 적합하다고 분류된다. 하지만 A 학생 수준의 내신 성적으로 수시모집의 학생부 중심 전형에 합격하기란 쉽지 않다. 논술 중심 전형이나 비교과 영향력이 큰 대학에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다. 논술시험이나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이 학생은 어쩌면 정시모집이 유리할지도 모른다.

수시 전형에 적합한 내신 성적을 갖추고 논술시험을 체계적으로 준비한 학생이라고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성적을 받지 못한다면 수시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

최근 주요 대학이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우선선발 비율을 대폭 늘리면서 수능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자신의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이 정시 전형에 지원하기 적합하다면 수시모집의 수능 성적 중심 전형에 도전해 볼 만하다.

특정 전형에만 집중해서는 대학입시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수시모집의 특정한 특별전형에 적합한 학생도 일부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2011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면 자신의 위치를 꼼꼼히 따져 본다. 자신의 성적이 수시모집에 적합하다고 해서 내신 시험만 준비하거나 정시모집에 적합하다고 해서 수능 공부에만 집중하는 태도는 현명하지 않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은 하나의 연장선상에 놓인 입시 과정일 뿐이다.

반드시 수시나 정시 모집의 특정 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으면 그 외의 내용을 공부할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 내신 성적을 올려 내신 성적 중심의 수시모집으로 합격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면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하기 쉽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능 성적을 올려 정시모집으로 합격하겠다고 생각하면 내신 시험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수능 공부에 집중하게 된다.

입시를 위해 준비할 사항은 많고 준비 기간은 짧게 느껴진다고 해서 특정 전형만 준비하겠다는 태도는 빨리 버려야 한다.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유연한 태도를 갖고 총체적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는 별개가 아니다. 공부할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면서 모든 선발 전형에 대해 준비해야 입시에 성공할 수 있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컨설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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