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메디시티로 뜬다]“글로벌 의료도시 도약” 달구벌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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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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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혁신도시에 들어설
첨단의료복합단지
30년간 5조6000억 원 투자

《5일 오후 눈이 쌓인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용지 내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조성 현장.

새해 벽두에도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에서 나오는 굉음이 활기차게 울려 퍼졌다. 뒤로는 팔공산, 앞으로는 금호강이 흐르는 곳에 자리 잡은 첨복단지 예정지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 대구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힌다.

부근에서 식당을 하는 주민 이성민 씨(46·동구 신서동)는 “이곳이 혁신도시 예정지로 지정돼 개발붐이 일면서 땅 값도 꽤 올랐다”며 “주민들은 혁신도시 안에 첨복단지까지 조성되면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신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복단지는 신서혁신도시 조성 지역(421만6496m²·약 127만7726평) 1∼4공구 중 3, 4공구(103만 m²·약 31만2121평)에 들어선다.

▲▲ 새해 벽두에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내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지구 현장에서 중장비를 이용한 기반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김범일 대구시장(오른쪽)이 미국 뉴저지 주 럿거스대학에서 제롤드 자로 뉴저지 주 부지사와 두 지역 바이오 및 제약 산업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시
▲▲ 새해 벽두에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내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지구 현장에서 중장비를 이용한 기반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김범일 대구시장(오른쪽)이 미국 뉴저지 주 럿거스대학에서 제롤드 자로 뉴저지 주 부지사와 두 지역 바이오 및 제약 산업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시
이 일대는 2007년 이전에는 논, 밭, 자연부락만 있던 전형적인 농촌지역. 하지만 이제 ‘대구의 꿈’이 영글어 가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신서혁신도시에는 한국가스공사 등 11개 공공기관이 수도권에서 이전할 예정.

한국토지주택공사 장계봉 개발업무담당은 “사업 초기 토지 보상 민원이 일부 제기됐지만 지금은 모두 해결돼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일대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덤프트럭 30대와 포크레인 10대가 동원돼 지면 평탄화 작업과 상하수도 및 전력시설 설치 공사와 도로개설 작업 등 기반시설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지난해 8월 정부가 대구와 충북 오송 등 두 곳을 첨복단지 입지로 최종 확정하자 대구시는 지역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의료산업에서 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역 의료계는 대구를 세계적인 ‘메디시티(Medi-City·의료도시)로 만들자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첨복단지는 신(新)성장동력=첨복단지 조성은 의료 연구개발, 임상 및 제품시험, 제품 개발 등의 인프라를 집중 배치해 첨단 의약이나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는 종합 연구단지를 갖추는 사업이다. 2009년부터 2038년까지 30년 동안 추진되며 당초 예정된 사업비는 국비 2조 원과 지방비 3000억 원, 민자 3조3000억 원 등 총 5조 6000억 원. 첨단신약 개발지원센터, 첨단 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각종 연구지원 시설 등이 들어선다. 연구원 숙소 등을 갖춘 커뮤니케이션센터도 갖춰진다.

대구시는 국내외 우수 의료연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내년부터 5년간 매년 200억 원씩 총 10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말 신서혁신도시지구 개발계획 변경을 통해 1공구에 첨복단지용 터 33만 9000m²(약 10만 평)를 추가 확보해 제조업체 공장 유치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올해 상반기 중 민간 입주구역 분양이 실시되고 정부지원시설(신약개발지원센터, 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등의 공사는 11월 착공된다.

첨복단지가 조성되면 경북 포항과 경주지역의 방사광가속기, 양성자가속기, 나노기술집적센터 등 연구개발 분야와 구미의 정보기술(IT)산업, 포항의 신소재, 안동의 바이오산업 등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 이상길 추진단장은 “2월 중 세부 실행계획을 세워 3월 중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설립할 것”이라며 “올해 말부터 연구기관 등의 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와 해외 로드쇼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계화’가 성공의 열쇠=첨복단지의 세계화를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지난해 10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뉴저지 주 등을 방문해 첨단의료단지를 둘러보고 돌아왔다. 현지에서 화이자, 존슨&존슨,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세계적인 바이오 및 제약업체들이 밀집한 뉴저지 주와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맺었다. 특히 김 시장은 뉴저지 주의 바이오산업 및 기술 발전을 위해 이 지역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설립한 ‘바이오 뉴저지 협회’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 협회 소속 200여 개 의료기업들의 첨복단지 진출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첨복단지를 세계적인 의료분야 응용 개발 연구 중심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미국의 경영전략 컨설팅사인 모니터그룹(연구인력 1만5000명)에 용역을 발주했다.

또 지난해 12월 대구경북연구원과 함께 호텔 인터불고엑스코에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제 콘퍼런스’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제약 의료기기 임상 분야의 국내외 석학 등이 참가해 첨복단지 조성 방향을 논의했다. 세계적 제약회사인 ‘BMS’의 제임스 폴리 전 부사장은 ‘제약 산업의 글로벌 환경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을 한 뒤 “제약업계의 특성상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1조 원 이상이 들고 기간도 10∼15년 걸리기 때문에 선도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구도 외국의 유력한 의약업체 등 투자 파트너를 찾아내 손을 잡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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