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마진-마창진-진창마… 벌써부터 ‘첫 글자’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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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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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명칭 만들 가능성
통합청사 위치도 신경전

경남 창원, 마산, 진해를 묶는 통합시 출범이 정부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시 명칭과 주(主) 청사 위치 결정을 놓고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개 시와 시의회가 각각 자신들의 시 이름을 앞세운 ‘마창진’ ‘창마진’ ‘진창마’ 등으로 부르며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1949년 시로 승격된 마산시는 “창원은 마산시가 관할하던 창원지구출장소와 의창동을 편입해 1980년 시로 승격했다”며 “마산에서 분가했으니 ‘마산시’ 또는 ‘마창진시’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00년 전통을 내세우는 창원시는 “조선시대 3개 지역 등을 관할하는 ‘창원대도호부’ 시절을 거쳐 건양 원년(1896년) 경상남도 창원군이 됐다”며 “창원의 역사가 훨씬 깊다”고 반박한다. 진해시는 “1955년 시로 승격됐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창원, 마산과 가야연맹체의 한 축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3개 시가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기존 이름을 배제한 제3의 명칭이 생겨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80년 강원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을 합쳐 ‘동해시’를 탄생시킨 전례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명칭 갈등이 지속될 경우 통합자치단체 설립 법안을 만들면서 잠정적인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 청사 위치 역시 창원시는 도청 등 행정기관과 대기업이 밀집해 있는 중심지라는 점을 들어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마산시는 “오래전부터 경남의 중심이 마산이었고, 통합을 가장 먼저 주장했다”고 내세운다. 진해시는 물류와 항만 기능이 뛰어나 발전 가능성이 큰 데다 ‘해군의 요람’이라는 사실을 들어 양보가 어렵다는 태도다.

통합시 명칭과 주 청사 위치는 3개 시의회 의원들로 구성되는 ‘통합시공동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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