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道, 신당 458곳 전수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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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硏 공동 위치-사진-식생 등 담은 보고서 펴내

제주를 흔히 ‘신들의 고향’이라고 한다. 신의 수만 1만8000여 종에 이르고 신앙행위도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척박한 땅에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초월적 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지역특성을 보여준다. 제주 사람들의 신앙은 무당 위주 무교(巫敎)와 이들 신을 모시는 신당(神堂)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무속신앙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제주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로 생활 깊숙이 뿌리내려 있다.

제주도는 제주전통문화연구소와 공동으로 신당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난 2년 동안 실시해 보고서를 펴냈다고 30일 밝혔다. 이 조사보고서는 신당의 위치, 약도와 실측, 사진, 당의 형태와 식생, 신당의 특기사항 등을 담고 있다. 신당은 본향당, 일뤠당, 여드렛당, 해신당, 산신당 등으로 구분한다. 본향당은 마을 공동체 신앙 대상이고 일뤠당은 매달 7일, 여드렛당은 매달 8일 찾아가 치성을 드리는 곳. 아이가 아프거나 가족이 병에 걸리면 매일 찾기도 한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신당의 전체적인 윤곽이 나타났다. 신당 수는 458곳. 제주에 ‘당 500, 절 500’이라고 불릴 만큼 무속신앙과 불교가 번성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신당 가운데 99곳이 사라지거나 문을 닫았다. 나머지 359곳에는 지금도 지역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당의 형태는 아름드리 신목(神木)이거나 화산지형 특징의 하나인 ‘궤’(깊지 않은 짧은 동굴)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바닷가에서는 돌담을 쌓아 소박하게 신을 모시기도 하고 신 형상의 위폐를 모신다. 제주도는 2005년 월평다랏쿳당, 와흘본향당, 송당본향당, 수산본향당, 세미하로산당 등 5곳을 민속자료로 지정했다.

양윤호 제주도문화정책과장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상당수 신당이 사라졌지만 무속신앙은 제주의 정체성을 밝히는 중요한 코드”라며 “제주 민속문화의 독창성을 살리고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초 자료로 삼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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