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길이’보다 ‘깊이’…자녀 스스로 강점을 찾고 키우도록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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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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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자녀 자신감 쑥쑥 늘리는 법

《“엄마, 애들이 무시해서 학교에 가기 싫어요.”

작은 키를 ‘콤플렉스’로 여기는 학생이 적지 않다. 키 때문에 위축된 자녀를 보면 부모의 속도 타들어 간다. 약, 주사, 운동 등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녀가 키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도록 애쓰는 부모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키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작은 키로 고민하는 자녀에게 ‘독(毒)’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모가 작은 키를 약점으로 생각하고 불안해하면 자녀도 그런 부모의 인식을 ‘학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이가 작은 키로 고민하는가? 먼저 자녀가 ‘키 지상주의’에 빠져있진 않은지 생각해보자. 중요한 건 부모가 키에 대한 아이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로잡아주는 것.》

또래에 비해 키가 작아도 전교회장, 학급임원을 도맡아하며 학교생활에 적극적인 학생이 있는가 하면, ‘키가 작아 창피하다’며 매사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학생도 있다. 둘 사이의 차이는 뭘까? 바로 키에 대한 인식의 차이다.

허진오 와이즈멘토 평가기획팀장은 “키 자체보다 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콤플렉스의 주범”이라면서 “자녀가 키에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발견하고 키워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만의 장점을 찾고 그 분야에서 ‘성공의 경험’을 꾸준히 쌓으면 자존감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녀가 작은 키를 신경 쓰면서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부모가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엔 무엇이 있을까? 부모는 먼저 “우리 아들은 날쌘 박지성처럼 축구를 참 잘하는구나” “만화 그리기에선 우리 딸이 대한민국 최고다”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이때 자녀가 받았던 각종 상장이나 성적표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슬쩍 언급하는 것도 방법. 그렇지 않으면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 고학년이나 중고생들은 이런 부모의 말을 ‘뻔한 위로’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나이에 따라 지도방법도 달라야 한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장점 찾기’ 활동을 하는 게 좋다. 자녀에게 ‘관심분야’ ‘내가 잘하는 과목’ ‘미래의 목표’ ‘현재까지 내가 성취한 것들’을 쭉 쓰게 한다. 먼저 자녀의 강점을 크게 칭찬하고, 앞으로 강점을 어떻게 개발해 나갈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영어를 좋아하고 잘한다면 ‘겨울방학 동안 영어 동화책 ○권 읽기’ 식으로 목표를 정한다. 부모는 이를 통해 자녀가 성공의 경험을 쌓도록 유도한다.

자녀에게 구체적인 비전이 담긴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지금은 키가 작지만 성장기에 들어서면 네 키가 클 가능성이 높다”는 막연한 얘기보다는 “키 작은 ○○선수는 매일 15시간 이상 연습해 키 큰 선수들을 누르고 올해의 선수상을 탔다” “세계적인 요리사 ○○는 단신이지만 그가 성공하는 데 있어 키는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성공담이 좋다.

자녀가 초등 고학년 또는 중고생이라면 음악, 미술 같은 특기활동이나 봉사, 여행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장점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기회를 만들어준다. 좋아하는 과목의 캠프나 리더십 캠프 등도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녀가 원하는 활동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위인들의 전기를 읽고 ‘나의 위인전’을 써 보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과거, 현재를 뒤돌아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포부를 위인전 형식으로 써 보는 것. 자녀는 글을 쓰면서 자기 꿈을 실현시켜주는 궁극적 가치는 성실성과 사교성, 근면함 같은 내적요소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TV 시청도 면밀한 지도가 중요하다. 자녀가 연예인이나 드라마 속 주인공을 평가할 때 외적 요소보단 내적 요소에 중점을 두도록 유도한다. 초중고생은 연예인의 외모를 미적 기준으로 삼고 주변 사람들도 ‘멋있어서 좋다’ ‘키가 커서 좋다’는 식으로 평가하기 쉽기 때문이다.

정미경 빨간펜 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부모가 자녀와 TV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면서 ‘진짜 멋진 사람은 최선을 다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자기 목표를 달성한 사람’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자녀의 키 콤플렉스는 부모의 잘못된 행동과 사고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 일부 부모는 “아빠는 키가 큰데 너는 작아서 걱정”이라거나 “엄마가 이렇게 키가 작으니 넌 어떻게든 커야 한다”면서 자녀의 키를 또래와 비교하거나 병원에 찾아다니며 상담을 받는다. 또 매일 아침 우유를 들이대며 “우유 많이 마셔야 빨리 큰다”거나 “남자는 키가 커야 한다”고 다그치면서 운동전문학원에 보내는 부모도 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정작 키에 관심이 없던 아이도 작은 키 때문에 속상해하거나 불안해한다. 부모는 키를 언급하며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마다 성장 시기와 정도는 차이가 있으므로 자녀의 키가 또래보다 심각하게 작지 않다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린다. 만약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등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면 일방적으로 자녀에게 지시하지 말고 자녀와 충분히 상의한 뒤 무엇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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