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 현지에 직접 문의하고 ‘한국친구’ 활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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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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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공모 수상자가 말하는 성공준비법

2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제1회 워킹홀리데이 체험수기 공모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상천 전순택 조준호 김아람 씨, 신각수 외교부 제1차관, 조찬희 김형중 이동찬 임명찬 씨. 홍진환 기자
2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제1회 워킹홀리데이 체험수기 공모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상천 전순택 조준호 김아람 씨, 신각수 외교부 제1차관, 조찬희 김형중 이동찬 임명찬 씨. 홍진환 기자
《외교통상부 글로벌인턴지원단은 2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제1회 워킹홀리데이 체험수기 공모 시상식’을 열었다. 호주 체류 경험을 정리한 ‘24살의 번지점프’로 최고상인 장관상을 탄 김형중 씨(25)를 포함해 8명이 상을 탔다. 시상식이 끝난 뒤 수상자들에게 워킹홀리데이를 성공적으로 준비하는 방법과 워킹홀리데이를 소중한 경험으로 만드는 방법 등을 들어봤다.》
○ 국내에서 얻는 정보와 현지 정보는 다르다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다.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거나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는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전순택 씨(24)는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 ‘빨간 깻잎의 나라(cafe.daum.net/roy815)’에서 얻은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됐다”며 “하지만 막상 가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이트는 참고용으로만 써야 한다는 얘기다.

김 씨도 “자기가 직접 체류하게 될 지역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기는 어렵다. 또 사람들은 대부분 좋았던 얘기만 올리기 때문에 어려움을 알기 힘든 측면도 있다”며 “나는 직접 현지 사무실에 연락해 정보를 받았다. 비용도 이쪽이 적게 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인터넷 사이트보다 지역을 소개한 책을 많이 읽고 가야 지역 문화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조준호 씨(29)는 “처음에 말을 배우겠다고 한국 사람을 피하려는 이들이 많은데 오히려 한국 친구를 ‘활용’해야 금방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 갔다 온 조 씨는 내년 3월 일본으로 또 한 번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참가자들은 “한국에서 문의하면 없다던 일자리도 가서 설득하고 물어보면 다르다. 일자리는 알음알음으로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밑그림만 그리고 현지에 가서 준비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e메일보다 전화를, 전화보다 직접 방문을 추천했다.

○ 외국어, 기본은 닦고 가라

워킹홀리데이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어학 실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본 실력이 없으면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현지에서 어학원에 다녀도 기초 실력이 없으면 수준이 낮은 반에 편성돼 말을 배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조찬희 씨(24)는 “우리도 외국인이 유행어를 알고 있으면 친근하게 느끼는 것처럼 현지에서 유행하는 말을 배워 가면 낯선 사람한테도 말을 붙이기가 쉽다”며 “나는 우리말로 ‘킹왕짱’ 정도 되는 ‘sweet as’를 배워갔는데 뉴질랜드 친구들이 신기하게 여겨 그들과 금방 친해졌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어학원보다 자원봉사를 통한 어학공부를 추천했다. 어학원에서는 문법 위주로 가르치기 때문에 살아 있는 말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자원봉사는 일자리 구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살아 있는 말을 쉽게 배울 수 있다. 한상천 씨(23)는 “호주에서는 노숙인도 나보다 영어를 잘한다. 그 사람한테도 배워야 한다”며 웃었다. 호주에 다녀온 임명찬 씨(25)는 강연회를 추천했다. 임 씨는 “유명한 사람이 쓰는 고급 영어도 배울 수 있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친구 사귀기도 쉽다”고 말했다.

○ 목표 없이 가면 돈에 쪼들릴 수도

워킹홀리데이라고 해서 무조건 육체노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내에서 조경을 전공한 이동찬 씨(26)는 호주에서도 조경회사에서 일했다. 필요한 자격증을 따고 국내에서 경력을 쌓은 뒤 호주 인터넷 채용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 일자리를 구했다. 이 씨는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일자리 구하기 힘드니까 교포가 운영하는 식당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워킹홀리데이를 왜 가려고 하는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그 이유가 분명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아람 씨(23·여)도 “일본으로 가기 전에 ‘유카타를 입고 하나비를 보러 가겠다’ ‘후지산 정상에 오르겠다’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적어서 가지고 갔다. 나침반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목표 없이 가면 돈에 쪼들리게 된다. 돈 때문에 시급(時給)이 높은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유흥업소로 빠지는 이도 많다”고 말했다.

○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다

워킹홀리데이는 대개 어학원에서 말을 배우고, 일자리를 구해 여행 경비를 마련한 뒤 그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형태다.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곳은 우리나라보다 인건비가 비싸다. 또 한국 사람은 성실하다는 인식이 있어 육체노동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반면 어학 공부에만 매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조찬희 씨는 “특히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은 노동 강도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 돈의 유혹에 빠진다. ‘돈 벌어서 한국 가서 뭘 사겠다’고 6, 7개월 동안 일만 하다 돌아오는 사례도 많다”며 “워킹홀리데이의 의미를 잘 알고 갔으면 좋겠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유학 비자, 취업 비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임 씨도 “한 나라의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평생 한 번밖에 못 받는다”며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그 나라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알아보는 기회, 사고와 시야를 확장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워킹홀리데이 비자:

여행을 하면서 일할 수 있는 관광취업비자. 여행 도중 합법적으로 일하면서 부족한 여행 경비를 충당할 수 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만 18세에서 30세까지 나라별로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다. 체류 인정 기간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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