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명성황후가 재건한 계룡산 중악단 재조명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 충남 공주시 계룡산 신원사의 ‘중악단’과 명성황후의 관계를 담은 고화질 다큐멘터리 CD를 제작해 18일 공개했다. ‘계룡산 중악단과 명성황후’라는 타이틀로 6개월에 걸쳐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중악단에 서린 명성황후의 흔적과 조선의 국권 회복을 위한 그의 노력을 재조명하고 있다. 명성황후가 재건한 중악단은 건축적 개성도 뛰어나지만 고종과 아들인 순종의 만수무강과 조선의 국운 융성에 대한 애절한 염원이 스며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중악단 현판을 쓴 조선 후기 문인 이중하(1846∼1917)는 백두산 정계비와 관련해 청나라와 영토회담을 하면서 “목이 잘릴지언정 한 치의 땅도 내줄 수 없다”며 간도 땅이 우리 영토임을 주장한 인물이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계룡산 연천봉 정상 암각에 새겨진 ‘방백마각 구혹화생(方白馬角 口或禾生)’이라는 참언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과 명성황후의 관계를 규명해 눈길을 끈다. 이 글은 “조선은 482년 만에 망한다”는 정감록의 예언을 뒷받침하는 구실을 했다. 이 때문에 명성황후는 연천봉 아래의 등운암 이름을 정(鄭)씨 기운을 누르기 위해 압정사로 고치기도 했다.

또 이 다큐멘터리는 최근 100년 만에 복원된 경복궁 내 건청궁과 명성황후 시해장소인 옥호루를 카메라에 담는 등 역사적 교양 프로그램 역할도 하고 있다.

박승규 문화산업진흥원 경영기획부장은 “중악단은 소중하게 보존해야 할 문화적 유산임에도 그동안 잊혀져 왔다”며 “중악단의 가치를 발굴하고 유불선이 접목된 우리 전통문화의 뿌리와 정신을 새롭게 계승하고자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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