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내년 개통 앞둔 용인 경전철 ‘에버라인’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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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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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적어 쾌적… 속도변화 심해 움찔
기관사 없이 관제실서 통제
승객 내릴곳서 정확히 정차
범죄예방 경보시스템 설치
他지역 경전철 도입 늘듯


경기 용인시 기흥구와 처인구 포곡읍을 잇는 용인경전철 ‘에버라인’이 내년 6월 개통한다. 본격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운행에 나서는 경전철은 에버라인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국내 경전철 역사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운영하는 시험선 및 인천공항 내 터미널 간 운행이 전부였다.

이달 5일 오전 11시 반 용인시 기흥구 경전철 동백역. 용인경전철주식회사 김학필 사장이 “자, 출발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곧바로 출입문이 닫혔다. 이어 ‘윙’ 하는 소리와 함께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발한 지 몇 초도 안 돼 주변 풍경이 빠르게 뒤로 지나갔다. 갑작스러운 급가속에 열차에 탔던 사람들의 몸이 약간 휘청거렸다. 경전철은 기존 전철과 달리 속도 변화가 심하다. 차량 자체 무게도 가볍고 운행 차량이 고작해야 1, 2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에버라인은 정원 226명의 열차 1량만 다닐 예정”이라며 “10량 정도를 한꺼번에 운행하는 기존 중전철보다 속도 변화가 빠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안전이나 소음 문제는 합격점

에버라인은 무인 운전시스템이다. 열차 안에 기관사가 없는 대신 운행 등 모든 통제는 차량기지에 설치된 관제실에서 담당한다. 기관사는 없지만 열차는 승객이 내릴 곳에 정확히 멈추고 출발했다. 야간 시간대 범죄 예방을 위해 차량에는 무인경보시스템이 설치됐다. 좌석 뒤편에 검은 줄을 누르면 자동으로 관제실에 경보가 울린다. 그러나 차량 안에는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다음 전철역에는 승무원이 대기하고 있다.

당초 우려했던 소음 문제는 꽤 양호했다. 운행 때 열차 안에서는 약간의 소음이 발생했지만 기존 전철의 덜컹거리는 소리보다 훨씬 덜했다. 특히 외부에서는 열차 소음을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선로가 지상 10∼20m 높이의 고가에 설치됐을 뿐만 아니라 1m 높이의 방음벽이 설치됐기 때문이다. 동백역 인근에서 영업하는 코아루공인중개사 문현식 사장은 “경전철 고가가 바로 앞인데도 별로 시끄러운 걸 모르겠다”며 “당초 소음을 크게 걱정했는데 이 정도면 별 문제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운행은 차량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 운전이다. 에버라인은 올해 말 정식 시운전을 시작한 뒤 역사 등 주변 시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6월 하순 개통할 예정이다. 기흥구 구갈동에서 동백지구와 용인행정타운 등을 거쳐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와 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총연장 18.1km 구간이다. 운행시간은 오전 5시 반부터 밤 12시까지다. 배차는 출퇴근 시간대 2분, 나머지 시간에는 4∼6분 간격이다. 총사업비는 7278억 원. 용인경전철주식회사가 30년간 운영한 뒤 용인시에 넘기게 된다.

○ 경전철 도입에 청신호

에버라인이 운행을 시작하면 경전철 도입을 검토 중인 다른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은 전국적으로 10곳 안팎에 이른다. 도입을 검토하는 지역도 20여 곳에 이른다. 그러나 상당수 지역에서 안전과 소음 문제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용인에서 첫 경전철을 선보이면 다른 지역의 사업 추진에도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조홍식 연구원은 “아무래도 국내 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 우려의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경제성과 안전성은 이미 해외에서 충분히 검증된 만큼 한두 곳에서 운행이 시작되면 부정적 인식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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