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아닌 회사원, 내년 2월까지 기다려야

  • Array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 나는 언제 맞을 수 있나
환자접촉 잦은 의료기관 종사자
최우선 대상… 11월 중순까지 접종
초중고생-임신부-노인 순서
고위험군 내년 2월까지 접종 완료
한의사-치과의사 우선순위 밀려
군병원 사병도 제외돼 논란일듯


이르면 27일부터 의료진을 시작으로 전체 국민의 35%인 1716만 명을 대상으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접종은 일부 의료진, 초중고교생, 6개월 이상의 영유아와 미취학아동, 임신부, 고위험군, 군인과 경찰의 순서대로 이뤄져 내년 1월 이후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신종 플루 백신 접종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고위험군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 성인 등은 내년 1월 하순 이후에야 접종이 가능하다. 복지부는 “당초 국민의 27%인 1336만 명을 대상으로 접종할 방침이었지만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까지 포함해 1716만 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 고위험군 끝나야 일반인 접종

신종 플루 환자와 접촉이 잦은 거점병원과 거점약국 종사자, 방역업무를 담당하는 보건소와 검역소 직원, 군 의료진은 모두 최우선 접종 대상이다. 이들에 대한 접종은 이르면 27일부터 시작해 11월 중순에 끝낼 예정이다. 그러나 직간접적으로 방역업무에 투입된 경찰과 군인, 119 구급대 요원 등 18만 명에 대해서는 아직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았다.

2순위는 총 750만 명의 초중고교 학생과 보건담당 교사다. 이들은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접종을 하게 된다. 보건소의 학교 예방접종팀이 학교를 방문해 단체로 접종하게 되며 학교별 일정은 보건당국과 교육당국의 협의하에 결정된다.

3순위는 6개월 이상의 영유아와 미취학아동 전원, 임신부 등으로 12월 중순부터 1월 초까지 접종을 한다. 이들은 각자 다니는 병의원에서 접종을 한다. 현재 전국 6000여 개의 병의원이 접종의료기관에 참여할 뜻을 밝힌 상태다. 의원은 1만5000원, 대학병원은 3만 원 정도의 접종료를 내야 한다.

4순위는 노인, 만성질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과 군인 경찰이다. 만성질환자는 폐, 심장, 신장, 간과 관련한 병을 오래 앓은 환자들로 당뇨병과 면역 질환, 암, 신경근육 질환자가 포함된다. 접종 대상이 되는 만성질환자는 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환자 중 중증도와 병력 등을 고려해 591만 명으로 확정됐다. 4순위는 내년 1월이 돼야 접종이 가능하다. 만성질환자 등에 대한 접종이 모두 끝나면 일반인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 접종 일정 차질 없나

정부가 올해 말까지 확보한 백신 물량은 녹십자가 생산한 ‘그린플루-에스’ 1200만 도스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시험 결과 이 백신은 1회 접종으로 성인의 91.3%, 노인의 63.4%에서 항체가 만들어졌다. 국제 기준은 각각 70%와 60%다.

최대 1200만 명이 연내 접종이 가능하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2회 접종이 필요하다면 실제 접종 대상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접종 일정이 약간씩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9세 이상은 1회, 9세 미만은 2회 접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까지 300만 도스를 제공키로 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약속을 이행할 경우 접종 일정이 당겨질 수도 있다.

1순위는 병원에서, 2순위는 학교에서 접종을 하지만 3순위부터는 개별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접종을 하게 된다. 따라서 특정 기관에 접종 대상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접종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복지부는 이를 막기 위해 전화나 인터넷으로 접종 날짜를 정하는 예약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3순위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11월 중순까지 접종이 가능한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하고 예약 시스템을 가동할 방침이다. 4순위 만성질환자 591만 명에 대해서는 건보공단이 접종 대상자임을 통보할 방침이다. 이들도 평소 다니는 병원에 인터넷 또는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 우선순위 논란과 백신 안전성

정부는 내년 2월까지 의료진과 방역요원 80만 명,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 820만 명, 초중고교생 750만 명, 군인 66만 명의 접종을 순차적으로 모두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올해 말까지 백신 공급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백신 부족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며 “다만 백신 공급 속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접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선순위를 놓고 일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우선접종대상자에는 같은 의료종사자이지만 한의사나 치과의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이 신종 플루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한의사들은 감기로 의심되는 환자들이 한의원을 자주 찾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10월 말∼12월 초 출산 예정인 임신부는 산전산후 관리 때문에 접종을 할 수 없어 사실상 사각지대가 됐다. 군 의료진은 1순위에 포함됐지만 같은 군병원에 근무하는 사병은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았다.

식약청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일단 합격점을 줬다. 임상시험 대상자 474명 가운데 46.2%인 219명에서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통증과 피로감이 대부분으로 중대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약청은 통증과 피로감 정도의 부작용은 모든 백신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