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남해안시대]팔만대장경 100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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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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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년(현종 2년). 고려는 거란의 침략을 불력(佛力)으로 극복하기 위해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조대장경은 1087년 완공 이후 팔공산 부인사로 옮겨 보관하다가 몽골군 침입으로 1232년 소실됐다.

이후 1236년부터 1251년까지 팔만대장경을 다시 만들어 1398년 강화도 선원사에서 서울 지천사를 거쳐 해인사로 옮겨 봉안했다. 경판 8만1350장, 불교경전 1538종, 5100여만 자의 글자, 130만여 명의 참여 등으로 이뤄진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세계 최고의 목판 대장경이기도 하다. 국보 31호인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대장경을 만든 지 1000년이 되는 2011년 9월 23일에서 11월 6일까지 경남 합천군에서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이 열린다. 해인사와 합천군 가야면 주행사장, 창원컨벤션센터(CECO) 일대가 행사장이다.

경남도, 합천군, 해인사가 대장경을 한국 대표 문화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몇 해 전부터 추진했다. 주 행사장인 가야면 야천리 각사마을 18만 m²(약 5만4500평)에는 대장경 로드관, 지식혁명관, 불교문화관 등 부대 행사장이 들어선다.

대장경 로드관은 시각적, 공간적인 대장경 교류를 느낄 수 있도록 대장경 신비실, 대장경 실물실, 대장경 체험실, 동판 대장경 보관실로 꾸며진다. 지식혁명관은 대장경이 갖는 문자의 발전과 인쇄기술의 혁신 내용을 기록매체와 비디오아트 등을 통해 보여준다. 불교문화관에는 불교 명인실, 불탑과 불상 등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불교문화를 일반인들이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해인사 경내에는 명상을 주제로 30개국 13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는 ‘해인 비엔날레’가 마련된다. 또 강화도에서 해인사까지 대장경을 옮기는 역사 현장을 재현한 초조대장경 이운(移運) 행사도 재현된다. 대장경 국제심포지엄, 세계 불교 대회, 불교 패션쇼, 뮤지컬, 산사 음악회, 템플 스테이, 탑돌이, 사찰요리 경연대회, 세계목조 건축전시회 등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장경축전은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로도 승인됐다. 이는 축제 개최에 필요한 모든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지난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추진위원회’를 열고 축전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추진위는 김태호 경남지사, 심의조 합천군수, 선각 해인사 주지스님 등 300여 명으로 꾸려졌다. 이달 말 세계문화축전 재단법인과 조직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주 행사장 공사를 맡게 될 시공사도 선정해 내년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올 3월 타당성 조사에서 대장경 세계문화축전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3283억 원으로 흑자경영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또 ‘대장경은 문화콘텐츠로서의 가치 발견과 문화국가의 이미지 향상 등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경남도 구인모 문화예술과장은 “이 행사가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내용과 규모 면에서 독창성을 확보하고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사후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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