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생명환경농업 “2년째 대풍”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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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모범사례로 주목

“낱알이 여물고 이삭도 묵직한데….” 최근 농민들과 들판에 나가 ‘생명환경농업’ 기법을 활용해 재배한 벼를 시범 수확한 이학렬 경남 고성군수는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농민들의 얼굴도 밝았다. 고성군이 전국 최초로 시도한 생명환경농업이 2년째 대풍(大豊)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 8월 11일자 A15면 참조 ▶ 경남 고성 ‘환경농업’ 2년째 개가

농업인 최모 씨(55)는 “농약과 비료를 배제하고 토착미생물과 한방영양제만 사용해 지난해에는 불안감이 있었다”며 “그러나 올해도 벼가 튼실하게 자란 데다 수확량이 많아 걱정을 완전히 털었다”고 말했다. 고성군 이수열 농업정책과장은 “생명환경농업 기법으로 재배한 찰벼를 수확한 결과 990m²(약 300평)당 조곡(粗穀·도정 전의 벼) 기준 603kg으로 일반농법의 591kg에 비해 소출이 많았다”고 밝혔다. 일반 메벼는 990m²당 701kg으로 일반농법 678kg에 비해 수확량이 23kg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경쟁력은 더 큰 차이가 난다. 일반농법으로 재배한 메벼는 조곡 40kg 기준 4만6000원이지만 생명환경농업 기법으로 재배한 것은 6만 원 안팎. 영농비도 기존 농법의 60%밖에 들지 않는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는 이유다. 지난해 고성에서는 163ha(약 49만3000평)에서 생명환경농업 기법을 적용했으나 올해는 388ha(약 117만3000평)로 늘었다. 내년에는 1000ha(약 300만2400평), 2012년에는 6800ha(약 2056만 평)에 모두 적용할 예정이다. 또 과수와 축산으로도 범위를 넓혀가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 한승수 전 국무총리,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30여 곳 지방자치단체, 소비자 대표, 일본 연구소 관계자 등 2000명 이상이 생명환경농업 현장을 다녀갔다. 고성군 이문찬 생명환경농업정책담당은 “지금 추세라면 이 농법의 전국적인 확산이 머지않았다”며 “일부 골프장에도 생명환경농업 기법을 응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군은 14일 오전 10시부터 개천면 청광생명농업단지에서 ‘2009 생명환경농업 쌀 수확행사’를 연다. 055-670-2763

고성=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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