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의 기술<4>수학문제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법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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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목표를 외워라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최모 양(15)에게 수학은 ‘공포의 대상’이다. 일단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온갖 수식이 등장하고, 이전에 배운 내용을 모르면 다음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최 양은 “문제가 잘 안 풀려 해답지를 보면 ‘참 쉬운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했다. “문제집을 풀 때마다 항상 처음 보는 문제처럼 느껴진다”는 최 양. 무엇이 문제일까. 수학문제를 많이 풀었는데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면? ‘개념’부터 다시 제대로 학습해야 한다. 그렇다면 개념은 무엇인가? 정의 및 공식, 수학적 맥락(줄거리), 기본 예제가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학생이 ‘개념’과 ‘문제’를 별개로 생각한다. 아니다. 그래서 수학을 못하는 거다. 문제가 ‘자물쇠’라고 한다면, 개념은 이 자물쇠를 여는 ‘열쇠’ 역할을 한다. 수학문제를 빨리 그리고 정확히 풀고 싶은가?

그렇다면 개념을 ‘마스터’하라. 지금부터 수학의 개념을 제대로 익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교과서 단원별 학습목표, 바로 거기 수학의 지름길이 있다

■초급기술
개념, 어떻게 습득할까→학습목표를 외워라!

수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 않다. 수학은 암기를 해야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무엇을 암기할 것인가? 바로 교과서의 ‘학습목표’다. 학습목표는 내용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교과서는 수학공부의 출발점이다. 교과서에서 각 단원의 맨 앞에는 ‘∼의 뜻을 안다’ ‘∼를 구할 수 있다’ 같은 큰 학습목표가 제시되어 있다. 특히 수학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습목표를 그냥 지나친다.

학습목표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알면 문제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낼 수 있다. 또 학습목표를 알아야 단원의 구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내신과 수능은 학습목표를 정확히 알고 있느냐를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수학에 영 자신이 없다고? 그렇다면 학습목표도 단계적으로 익혀보라. 큰 학습목표를 중심으로 공부한 뒤 소단원의 학습목표로 접근한다.

중학교 3학년 1학기 수학교과서에 나오는 ‘이차방정식’을 예로 들어보자. 이 단원의 큰 학습목표는 ‘이차방정식과 그 해의 뜻을 안다’와 ‘이차방정식을 풀 수 있다’이다. 먼저 학습목표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이차방정식의 정의를 정독한다.

이차방정식을 이해했다고 하면서도 그 정의를 물어보면 얼버무리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수학을 못하는 것이다. ‘이차방정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방정식의 모든 항을 좌변으로 정리했을 때 ax²+bx+c=0꼴로 변형되는 방정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제대로 이해한 것이다.

■중급기술
수학문제 푸는 첫걸음→문제를 정확히 읽어라

단원에 나오는 용어나 정의, 공식을 익혔는가? 그럼 문제를 통해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점검하라.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못 풀었다” “계산은 맞았는데 문제를 끝까지 안 읽어서 답이 틀렸다”는 학생들이 많다. 변명이다. 모두 조급한 마음에 ‘문제읽기’를 소홀히 한 결과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개념을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하라. 그러려면 문제를 잘 읽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문제가 어느 단원에 속하며 학습목표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라. 그럼 이미 절반은 푼 셈이다. 다음으로는 ‘구하고자 하는 정보’와 ‘주어진 정보’를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긴 서술형 문제일수록 잘 읽으면 해결방법이 보이기 마련이다.

익숙한 문제라도 방심하지 마라. 찬찬히 읽으면서 문제의 의도를 꼼꼼히 파악한다. 이때 2, 3회 소리 내어 문제를 읽으면 효과가 배가 된다. 또 다른 예제를 보자.

학생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은 채 손으로 문제를 풀려고 시도하다가 도중에 막히면 얼굴을 찡그린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것인가. 방법을 바꿔보자. 우선 주어진 문장을 잘 읽으면서 ‘이차방정식’과 ‘해’라는 단어에 동그라미를 치자. 이 문제는 이차방정식 단원에 속하며, ‘이차방정식의 해의 뜻을 안다’는 학습목표가 관련되어 있다. 방정식의 해는 무엇을 뜻하는가? 방정식을 참이 되게 하는 미지수 x의 값이다.

여기서 구하고자 하는 정보는 a와 b의 값이며, 주어진 정보는 -1과 b가 이차방정식을 만족한다는 점이다. 두 해를 이차방정식에 대입하면 2-3+a=0, 2b²+3b+a=0이므로 a=1, 2b²+3b+1=0이다. 이제 남은 일은 2b²+3b+1=0을 풀기만 하면 된다.

■고급기술
어려운 수학문제는 어떻게?

수학을 특히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뭘까. ‘어려운 문제는 곧 중요한 문제다’라고 단정 짓는 바람에 어려운 문제부터 풀려고 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각이다. 내신은 물론이거니와 수능 수리영역에서 80%가량은 기본개념이 적용된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가 진짜 ‘중요한’ 문제들이다. 중요한 문제란 어떤 문제인가? 바로 학습목표와 직결된 문제다.

문제가 어려운가? 그렇다면 그 문제는 학습목표가 직접 주어져 있지 않거나, 여러 개의 학습목표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학습목표가 적용되는 각 단원의 기본 예제를 풀어봄으로써 유형을 익혀둔다. 예제는 정제된 풀이법이 나와 있으므로 정확히 짚고 넘어간다.

그럼 유형을 익히는 방법은 뭘까. 바로 반복이다. 반복은 지겹고 고통스럽지만, 기본 유형에 완벽히 익숙해져야 처음 보는 문제나 응용문제도 풀 수 있게 된다. 다음 예제를 살펴보자.

이 문제를 보면 학생들은 일단 겁을 먹는다. 관련 단원이 나와 있지도 않고, 이차방정식과 무관할 것 같은 도형이 그려져 있어 머리부터 지끈거린다. 침착하라. 차근차근 짚어보자.

우선 ‘직사각형’과 ‘넓이’에 동그라미를 치자. 직사각형의 넓이는 가로와 세로를 곱해 구한다. 그런데 이 문제가 어떻게 이차방정식과 연관될까. 늘어난 길이를 구해야 하므로 이를 x라고 하자. 길이를 늘려 생긴 직사각형의 가로, 세로의 길이는 각각 (5+x), (4+x)이고, 처음보다 늘어난 넓이가 10m²이므로 (5+x)(4+x)=5×4+10이다. 이 식을 정리하면 x²+9x+20=20+10이므로 x²+9x-10=0이다. 방정식을 풀면 (x-1)(x+10)=0이므로 x-1=0 또는 x+10=0이어서 x=1 또는 x=-10이 된다. 길이는 양수이어야 하므로 답은 x=1이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 이번 ‘공부의 기술’ 취재에는 다음 공부의 ‘대가’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1] 서형일 씨(서울대 전기공학부 06학번)

[2] 김지석 씨(서울대 수학교육과 07학번)

[3] 김은하 씨(서울대 간호학과 08학번)

서형일 씨와 김지석 씨는 대학생연합동아리 ‘공신’에서 활동 중이며, 김은하 씨는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의 멘터 그룹 ‘S라인’에서 학습법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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