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남해안시대]천지개벽, 아시아 해양낙원이 열린다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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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수처럼 잔잔한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 부두. 움직이는 6성급 호텔인 미국 프린세스 크루즈사 소속 11만5875t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미끄러지듯 들어와 정박한다. 승무원 1100명을 제외한 승객 2600여명이 입국수속을 마친 뒤 100여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자갈치시장과 누리마루APEC하우스, 범어사, 경주로 떠난다. 한번 열린 지갑은 닫히기 어려운 법. 이들이 머물다 간 자리에 달러가 우수수 떨어진다. 본격적인 남해안시대가 열리면서 이 터미널은 쉴 새 없이 오가는 대형 크루즈선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2020년이면 동남광역경제권을 견인할 낙동강 하구 부산 강서구 일원 33㎢(1000만평)의 국제산업물류도시가 모습을 드러낸다. 국제공모를 거쳐 개발구상 마스트플랜이 최근 마련됐다. 재래부두를 뜯고 친수공간과 부산의 랜드마크를 짓기 위한 부산항 내 북항 재개발사업도 첫 삽을 떴다. 원(原)도심 재창조사업이 시작된 것. 2019년이면 장밋빛 청사진이 현실화 된다.

#2

2020년 9월 15일.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지세포항. 눈이 시리도록 높고 푸른 가을 하늘, 그리고 쪽빛 바다. 그 위를 미끄러지듯 떠다니는 형형색색의 요트. 파도를 막아 주려는 듯 항구 앞쪽에 자리 잡은 지심도(동백섬)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지세포항에 들어선 ‘지세포 마리나’의 112개 슬립웨이에는 9~45m급의 요트와 90m급 메가요트가 항해를 기다리고 있다. 항구와 맞닿은 육지에는 요트 건조, 보관소와 클럽하우스가 날씬한 디자인을 뽐내며 버티고 섰다. 고층 호텔과 콘도미니엄, 야외공연장도 오밀조밀한 해안선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마리나 전문 건설회사인 미국 플로리다마리나개발(FMD)이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한 결과다.

2018년에는 거제시 장목면과 마산시 구산면을 잇는 ‘거마대교’가 완공된다. 다리 중간에는 경남의 로봇산업을 상징하는 거대한 로봇형상이 자리 잡는다. 이 교량의 마산쪽인 구산면 구복, 반동리 일원 구산해양관광단지에는 1148만㎡ 규모의 마산로봇랜드도 들어선다. 신개념의 초대형 로봇테마파크인 로봇랜드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이젠 남해안시대’ 특집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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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경남도―한국마사회 한마음 운영

▶ 제조업·휴양·관광…아시아 경제 중추 만든다

▶ 부산·경남 두 수장에게 듣는 ‘남해안시대’

▶ 시원한 바닷바람 속으로…체험관광시대 활짝!

▶ 신항 배후 물류단지 조성

▶ 낙동강하구에 국제물류 허브가 온다

▶ “북항, 기념비적 작품으로…”

▶ 경남도 ‘이순신프로젝트’ 핵심사업

▶ 작지만 강한 名品 경남도립 남해대학

▶ 아름다운 풍광의 남해안에서 요트를

▶ 사랑 나누며 ‘꿈과 미래’를 여는 기업 STX

▶ 한려해상공원을 품은 별장형 리조트!

고요의 바다, 용틀임 시작하다

남해는 이제 어선과 여객선이 한가롭게 오가는 ‘고요의 바다’가 아니다. 태평양을 향해 포효하는 ‘웅비의 바다’다. 남해안시대 프로젝트는 남해안의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大役事)다. 남해안은 한반도의 끝자락이 아니라, 대양을 향한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동북아의 거점으로 거듭난다.

김태호 경남지사가 2004년 11월 ‘남해안 경제축 개발’을 제안한 이후 5년 만에 남해안을 동북아 글로벌 복합경제의 중심지로 키우려는 구상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국토해양부가 11월 결정할 예정인 ‘남해안권발전종합계획’은 동서남해안권발전특별법에 근거한 것이다. 이어 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이 만들어지고 실시계획이 수립되면 2011년부터 투자가 시작된다.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남해안에 세계의 유망 자본이 몰려드는 것이다.

뱃길로 이어지던 남해안의 보석 같은 섬들은 교량으로 연결된다. 이른바 ‘남해안 오션브리지 사업’이다. 전남 여수시 낙포동∼경남 남해군 서면, 경남 통영시 추봉도∼거제시 남부면 등 15개 구간에 다리가 놓인다. 한려수도를 감상하며 바다를 벗 삼아 즐기는 드라이브는 그 자체로도 관광 상품이다. 이들 교량과 함께 고속도로의 구간연장을 통해 부산과 경남, 전남 등 남해안 3개 시도는 통합생활권으로 묶인다. 관광뿐 아니라 조선(造船)산업과 항공우주산업, 신소재산업, 항만재개발사업, 농수산업 등에도 많은 사업비가 투입돼 남해안의 획기적인 발전을 선도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3개 광역시도가 포함된 남해안권 발전종합계획이 국가의 발전 어젠다로 법적 효력을 갖게 되면서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경남도 안승택 남해안경제실장은 “남해안시대 프로젝트는 남해안의 성장 잠재력을 활용해 수도권에 상응하는 제2의 경제권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이며 부산시와 경남도, 전남도가 힘을 합쳐 추진하는 미래비전”이라고 말했다. 이 비전이 실현되면 2020년 남해안권은 동북아 5위 경제권으로 진입한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4만 달러로 껑충 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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