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반구대 암각화 정부 차원서 보존책 마련”

  • 입력 2009년 9월 3일 0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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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울주군 방문 밝혀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를 보존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일 오전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간 자리에서 “암각화 보존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구대 암각화는 동국대 조사단에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식수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연간 7개월 이상 물에 잠겨 훼손되고 있다. 암각화 보존을 놓고 울산시는 암각화 위와 아래 각 210∼230m 지점에 높이 22m, 길이 170m의 둑을 쌓은 뒤 수로터널로 물을 우회시키는 방안을 문화재청에 제시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자연환경을 훼손한다”고 반대하면서 사연댐 수위를 현재 60m에서 52m로 낮출 것을 울산시에 요구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울산시는 이날 유 장관에게 “문화재청 주장대로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사연댐 용수공급 능력이 하루 18만1000m³에서 15만1000m³로 줄어든다”며 “2020년까지 울산에 15만 여 m³의 용수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수위를 낮추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국무조정실이 대안으로 제시한 소규모 댐 2개를 건설하는 방안 역시 “3000여억 원을 들이고도 용수는 하루 3만∼4만 m³밖에 확보하지 못한다”며 “인근 운문댐이나 밀양댐의 남는 물을 준다면 사연댐 수위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관련 부처에 반구대 암각화의 훼손 실태를 설명하고 울산시가 물 부족 현상을 겪지 않으면서 암각화를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대신 운문댐이나 밀양댐의 용수를 울산시가 공급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올 3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한국전통문화학교 김호석 교수는 “반구대 암각화는 30여 년간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올해도 직경 5cm 이상의 조각 3곳이 떨어져 나가는 등 최악의 상태”라며 응급조치를 주문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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