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서부도서관 ‘북클럽 북미팅’ 인기

  • 입력 2009년 9월 1일 0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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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에서 내레이터로 나오는 ‘새끼제비’의 말투가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영화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처럼 매 순간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8월 27일 오전 10시 대구서부도서관 회의실. 독서모임인 ‘우가비적’(우리 가진 것 비록 적어도의 약칭) 회원 7명과 ‘책고리 수성’ 회원 8명이 마주 앉은 채 독서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우가비적’ 회원은 서부도서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읽어주기 등을 하는 여성 자원봉사자. ‘책고리 수성’ 회원은 수성도서관에서 독서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봉사자들이다.》

두달새 760명 참여 ‘풀뿌리 독서운동’ 쑥쑥
81개 독서클럽 결성 같은 책 읽고 토론 벌여 “느낌 나누니 시야 넓어져”

“이 책 속에서 내레이터로 나오는 ‘새끼제비’의 말투가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영화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처럼 매 순간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8월 27일 오전 10시 대구서부도서관 회의실. 독서모임인 ‘우가비적’(우리 가진 것 비록 적어도의 약칭) 회원 7명과 ‘책고리 수성’ 회원 8명이 마주 앉은 채 독서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우가비적’ 회원은 서부도서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읽어주기 등을 하는 여성 자원봉사자. ‘책고리 수성’ 회원은 수성도서관에서 독서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봉사자들이다. 이들은 이날 서부도서관이 실시하는 ‘북클럽의 북 미팅’에 참여했다. 이들은 미리 읽고 온 소설 ‘잘 가요 언덕’에 나왔던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공감한 내용에 대해 서로 소감을 밝히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잘가요 언덕’은 1930년대 백두산 자락에 자리 잡은 ‘호랑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로 일제강점기에 조선인들이 겪은 시련과 용서, 화해 등을 다루고 있다. 독서토론에 참여한 이들은 이 책의 무대인 백두산 일대의 공간적인 의미와 위안부 문제, 일본과 한국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각자 느낀 점을 말하기도 했다.

‘우가비적’ 회원인 김옥자 씨(40·여)는 “회원들이 대부분 발표를 통해 이 책에서 화해와 용서를 주장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며 “모두 착하고 순수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 가슴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2시간 동안의 토론을 마친 뒤 이들은 “혼자 책을 읽으며 놓친 부분을 토론을 통해 알게 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앞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서부도서관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 도시 한 책읽기 운동’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1998년 미국 시애틀의 한 공공도서관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으로 퍼진 세계적인 독서운동. 국내에서는 2003년 충남 서산시에서 시범 실시된 이후 전국으로 확산됐다. 서부도서관은 올해부터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이 운동을 벌이기 위해 7월부터 북 클럽의 미팅 및 토론회를 주선하고 있다. 서부도서관은 올해 5월부터 두 달간 시민들을 대상으로 북클럽을 공모해 81개팀(회원 760명)을 구성했다. 이들 가운데 14개팀은 7월부터 두 달간 10여 차례의 ‘북미팅’을 열었다.

또 서부도서관은 작가 등으로 구성된 도서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분기별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도심 카페와 문화단체 등에도 ‘북 카페’ 12곳을 개설해 추천도서 등을 비치해 놓고 있다. 서부도서관 측은 9월부터 와인과 커피, 인도여행 등을 주제로 한 특강도 열 예정이다. 남후섭 서부도서관장은 “북미팅은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나누며 교양을 넓히는 풀뿌리 독서운동”이라며 “지역사회단체와 연계해 연말까지 북 클럽 30여 개 팀을 추가로 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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