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해안선 90년새 1448km 줄었다

  • 입력 2009년 8월 29일 02시 59분


간척사업-하구 둑 건설로 직선화된 지형 많아져

송도매립지, 새만금간척지 등 서해안에서 벌어진 각종 공사로 인해 해안선 길이가 100여 년 전보다 1400km 이상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서해안을 대상으로 해안지역 자연경관 특성을 조사한 결과 1910년대 평균 3596km였던 해안선 길이가 2000년대에는 평균 2148km로 1448km(40.27%)가 줄었다고 28일 밝혔다. 과학원은 1910년대와 2000년대에 만들어진 1 대 5만 축척지도 85장씩을 겹쳐 평균 해안선 길이를 비교했다고 덧붙였다.

과학원은 “서해안 길이가 줄어든 것은 구불구불한 해안선 중 간척사업이나 하구둑 건설 등으로 직선화된 곳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안선에 얼마나 많은 굴곡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수인 ‘굴곡도(두 지점 사이의 해안선 길이와 직선거리의 차를 직선거리로 나눈 값)’는 1910년대에는 8.16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4.47로 나타났다. 굴곡도 숫자가 커질수록 구불구불한 지형이 더 잘 발달했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0이면 해안선이 완전히 직선이라는 뜻이다. 동해안의 굴곡도는 0.97이다.

해안선에서 10km 이내 토지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작지와 주거지, 산업단지 등이 50% 이상을 차지한 반면 산림이나 초지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이미 자연경관 훼손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의미다.

과학원 측은 “지형이 복잡하고 조석 간만의 차가 커서 ‘세계 5대 갯벌’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유한 경관을 지니고 있던 서해안이 개발로 인해 계속 특색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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