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었나…

  • 입력 2009년 8월 28일 03시 00분


사망경위 파악 분주신종 인플루엔자로 세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보건복지가족부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신종 플루 감염이 확산되고 사망자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합동대책본부를 만들어 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
사망경위 파악 분주
신종 인플루엔자로 세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보건복지가족부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신종 플루 감염이 확산되고 사망자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합동대책본부를 만들어 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
“사망자 또 지역감염… 확산 추세보면 이미 시작”
“사망률 0.1% 불과… 증가속도 안 빨라” 반론도

세 번째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국내도 본격적인 대유행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이 나오는 것은 두 번째에 이어 세 번째 사망자도 지역감염 환자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사망한 50대 남성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직후 신종 플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지역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어 나타남에 따라 신종 플루가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지역별로 보면 사망자는 서울과 경남에서만 발생했다. 그러나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됐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감염환자 집계를 보면 80% 이상이 지역감염이다”라며 “이미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사망자가 3명이 나온 만큼 이미 ‘대유행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두 명이 모두 고위험군이라는 사실도 우려되는 점이다. 고위험군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대유행으로 이어진다는 것. 특히 세 번째 사망자처럼 평소 천식이나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해 지역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본인도 모르게 신종 플루에 감염돼 치명적인 폐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것.

일본의 경우 이미 이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1주일에 1000명 이상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26일 네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고, 하루 만인 27일 다섯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두 명의 사망자 모두 만성질환을 앓는 고위험군이었다. 김 교수는 “현재 사망자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겨울이 되면 우리가 그렇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 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대유행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집중 관리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며 “사망자가 속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신종 플루 사망률은 이번 세 번째 사망자를 포함해 0.1% 정도로, 세계 평균치인 0.7%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앞으로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증가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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