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세이]순천만 생태관광 年1000억 수익 비결은?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여행 경험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특색 있는 관광을 하고 싶어 한다. 독특한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에 가서 숲이나 갯벌, 동식물 등 생태자원과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는 생태관광도 그런 ‘특색 있는 관광’ 중 하나다. 정부도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생태관광에 주목하고 있다. 자연생태계를 잘 보전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자는 목적으로 생태관광이 정부의 주요시책이 된 것이다.

생태관광의 좋은 본보기가 되는 곳으로 전남 순천만이 있다. 올해 5월에 순천시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순천시청을 간 김에 순천만을 다녀왔을 때 받은 느낌은 작년 겨울 처음으로 찾아갔을 때와 크게 달랐다. 계절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런 순천만은 지난해 순천시에 약 1000억 원의 이익을 안겼다. 광양제철소가 세금으로 광양시 재정에 기여하는 액수가 574억 원 정도라고 하니 생태관광이 제철소보다 더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준 셈이다.

순천만 생태관광이 성공을 거두면서 대박을 꿈꾸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그러나 생태관광을 표방한다고 해서 지자체가 모두 순천만처럼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생태관광의 핵심은 독특한 자연생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흔한 생태계를 내세워봐야 관광객은 오지 않는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이 생태계를 오랜 기간 잘 보전해야 한다는 것. 많은 수익을 얻겠다고 과도한 관광객을 유치해 자연생태계가 훼손되면 곧바로 몰락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생태관광객을 위한다며 관광시설을 유치하고 이를 위해 대규모 개발을 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지자체에서는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호텔, 골프장 등 많은 유흥, 편의시설을 유치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생태관광객은 관광시설 때문에 그곳에 가는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생태관광지에는 꼭 필요한 편의시설만 최소한으로 세우는 것이 좋다. 생태관광지를 관리하는 지자체와 주민들, 정부가 욕심을 버리고 진정으로 생태계를 잘 보전했을 때 돈벌이가 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순천시가 올해부터 철새가 날아다니는 데 방해가 되는 전깃줄과 전봇대를 철거하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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