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같은 건축가 되고 싶어요”

  • 입력 2009년 7월 29일 02시 59분


“교회는 집 근처에 놓아야지….” 24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건축문화학교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건물이 용도에 맞게 자리 잡는 과정을 체험을 통해 배웠다. 손택균 기자
“교회는 집 근처에 놓아야지….” 24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건축문화학교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건물이 용도에 맞게 자리 잡는 과정을 체험을 통해 배웠다. 손택균 기자
어린이 건축문화학교 열기 후끈

“자, 여기 이 학교는 누가 만들었지? 학교를 공장 옆에 세워 놓았네. 학교에서 공부하는데 소음이랑 매연 나는 공장이 근처에 있으면 좋을까 나쁠까?”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어린이 건축문화학교. 이날 강의를 진행한 박민수 문화도시연구소 상임연구원(46)의 질문에 한동안 쭈뼛거리던 아이들이 “학교는 집이 많은 곳에 있어야 해요”라고 답했다.

“그렇지! 아플 때 빨리 갈 수 있게 병원도 집 옆에 있어야겠지? 이제 모두 나와서 자기가 만든 건물을 좋은 위치에 다시 옮겨놓아 봐요.”

한국건축가협회 산하 건축문화학교가 21일부터 5일 동안 개최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는 40명. 건축물 짓기에 대한 기초 교육을 받고 손수 종이상자 등을 이용해 원하는 건물의 모형을 만들었다. 이날 수업은 산과 강을 그려놓은 커다란 스티로폼 패널 위에 각자의 건물 모형을 배치해 하나의 도시 모형을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에 아이들은 멋대로 재잘거리면서 우왕좌왕 산만하게 건물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어떤 쓰임새의 건물이 어떤 위치에 세워져야 하는지’ 한 명 한 명 질문을 받고 스스로 답한 뒤에는 제법 짜임새 있는 도시 모형을 만들어냈다. 파란 도화지로 만든 강의 북쪽에는 사무용 건물이 모인 블록이 만들어졌고, 아파트와 주택은 건너편에 모였다. 발전소와 공장은 산 건너편에 옹기종기 정리됐다.

달걀 상자로 굴뚝을 표현하고 파이프 대신 노끈을 붙여 휴대전화 공장 모형을 만든 송재민 군(서울 강서구 유석초교 6학년)은 “아빠처럼 건축가가 되는 게 꿈”이라며 “고생하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처럼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서 복지관 건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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