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파산하면 파장 어디까지… 3대 핵심 포인트

  • 입력 2009년 7월 22일 02시 55분


[1] 대량실업 올까 2만명 정도 일자리 잃을 가능성
[2] 정비대란 오나 102만여 대 서비스 차질 불가피
[3] 타업체 충격은 점유율 낮아 車시장 영향 제한적

노사 간 극한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회생 대신 파산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제 파산할 경우 파장이 얼마나 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차의 법인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법원이 “지금처럼 파행이 계속되면 법정관리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혀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이다.

만약 쌍용차가 회생하지 못하고 파산하게 되면 국내 완성차업체로는 첫 사례가 된다. 자동차산업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파장의 규모가 실제로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쌍용차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쌍용차협동회’ 측은 쌍용차와 관련된 업무 종사자 수가 20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관련 종사자 수를 최대한 광범위하게 잡은 것이며 1·2차 협력업체 직원 중 상당수는 올해 상반기에 이미 정리해고됐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갑자기 생산을 멈춘 게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어 협력업체들이 이런 상황에 대비할 시간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20만 명이 실직한다는 주장은 과장이겠지만 쌍용차 본사 고용인원과 협력업체를 합하면 2만 명 정도가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쌍용차 1차 협력업체의 수는 222개 업체, 9만여 명이며 생산 물량의 50% 이상을 쌍용차에 납품한 회사는 71곳이다.

○ ‘정비 대란’ 발생할 수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쌍용차 등록대수는 102만여 대다. 쌍용차가 파산할 경우 이 차량 소유주들은 정비와 수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 곤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 부족으로 가격이 올라 수리비는 오르는 반면 애프터서비스 차질을 우려한 고객들의 외면으로 중고차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쌍용차 고객들이 이중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미 정비 대란은 현실화되고 있다. 쌍용차는 유통망 문제로 몇 년 전부터 부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파업으로 제품의 불량률도 높아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 다른 자동차업체들에 미치는 효과는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파산할 경우 이로 인한 다른 자동차 업체의 반사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쌍용차 점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쌍용차의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생산기준)은 2.1%에 그치고, 대부분 대형 차량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몰려 있다.

기술 측면에 있어서도 쌍용차가 디젤 차량이나 SUV 부문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기술력을 쌓아오긴 했지만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김기찬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은 “쌍용차는 연구개발형 회사가 아니라 생산중심형 회사”라며 “한국 자동차 기술을 주도한다기보다는 따라가는 형태였으며,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도 높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쌍용차에 납품하던 부품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나 품질 저하가 다른 완성차업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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