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완벽준비” 대학들 기초 다지기 한창

  • 입력 2009년 7월 22일 02시 55분


2010학년도 전형확대 대비
심포지엄-전문서 발간 활발

《201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대폭 확대되면서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한 달여 앞둔 대학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일부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기는 했지만 선발 인원이 많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가 본격적인 입학사정관 전형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대학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좀 더 연구하기 위해 심포지엄을 열거나 입학사정관을 위한 책을 내는 등 전문성을 다지고 있다. 또 혼란스러워하는 학생과 진학지도 교사들을 위해 고교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설명회를 열고 있다. 》

교사초청 특강-수기집 배포
고교대상 궁금증 해소 나서
美명문대 전문가 비법활용
각계전문가 사정관 영입도

○ 고교로 파고드는 입학사정관

동국대는 17일 서울 경기지역의 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제 특강을 열었다. 당초 80명 정도의 교사를 초청하려고 했으나 교사들의 신청이 너무 많아서 128명까지 인원을 늘렸다. 이 자리에서는 2009학년도 동국대 자기추천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의 자기추천서와 포트폴리오를 리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해 동국대 자기추천 전형에 합격한 학생을 가르친 현직 교사가 직접 나와 자신의 지도 경험담을 풀어놓기도 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려는 제자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교사들은 실제 서류를 보고 입학사정관의 설명을 들으면서 조금씩 감이 온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국대가 최근 일선 고교에 뿌린 ‘합격 수기집’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건국대의 KU입학사정관 전형에 합격한 학생과 학부모, 지도 교사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담아 ‘입학사정관제 이렇게 도전하라’는 가이드집을 낸 것. 막막하고 두루뭉술한 안내가 아니라 27명의 합격생이 자신이 준비한 요령, 에피소드, 합격 비결 등을 생생하게 자세히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이 제시한 합격 비결 십계명도 유용하다. △재능과 지원 전공을 일치시킬 것 △자신 있는 분야의 영역만큼은 내신을 최상등급으로 유지할 것 △활동과 수상 내용을 메모하는 습관을 기를 것 △지원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할 것 등이 특히 유념할 만한 팁이다.

○ 연구 또 연구

입학사정관들 사이에서 ‘준비가 잘된 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가톨릭대는 최근 입학사정관을 위한 전문 서적을 냈다. 미국의 대학 교육 전문가 19명이 집필한 ‘Choosing Student’라는 책을 번역해 ‘입학사정관과 학생선발’이라는 교육 번역서를 출간한 것. 이 책은 하버드대와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출제기관인 칼리지보드가 입학사정관을 교육하기 위해 1961년부터 공동 실시해온 HSICA(Harvard Summer Institute on College Admissions)의 추천도서이기도 하다.

그동안 수험생이나 학부모를 겨냥해 입학사정관 전형 준비 요령을 담은 책자는 많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을 겨냥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나온 책은 거의 없었다. 김수연 입학사정관실 실장은 “각자 다른 교육 이념과 목적을 가진 대학에서 입학사정관들이 전문성을 갖고 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책이어서 입학사정관들에게 직접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활동할 입학사정관 30명을 교육하기 위해 5월부터 미국 명문대 입학처 관계자들을 잇달아 초청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스튜어트 슈밀 입학처장과 예일대의 진 리 입학부처장,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부 트란 입학처장과 로자 피멘텔 부처장,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월터 로빈슨 입학부처장 등 명문대 입시 전문가 5명이 고려대 입학사정관들의 과외 교사로 나선다. 이들은 8월 말까지 계속 고려대를 찾아 수험생을 평가할 때 각별히 유의해야 할 점,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법, 공정한 학생 선발 비법 등을 전수할 예정이다.

○ 거물급 입학사정관 속속 참여

이화여대는 최근 은퇴한 교수와 중고교 교장, 이화학술원의 석좌교수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입학사정관으로 위촉했다. 20여 명의 교장과 10여 명의 교수가 지원자의 서류를 심사하고, 이화학술원의 석좌교수 7명이 면접에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석좌교수들의 면면은 특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들이다. 제1호 국가과학자인 이서구 교수와 초대 대한민국 인권대사인 박경서 교수, 생명과학 분야의 스타 연구자인 최재천 교수 등이 포진했다.

한국외국어대는 무려 240명으로 구성된 입학사정관 전형 전문 평가단을 꾸렸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교육계, 재계, 언론계, 외교계 등 각계 전문가를 입학사정관으로 위촉한 것이다. 장병기 전 홍익대 총장과 김정길 전 법무부 장관, 홍기화 전 KOTRA 사장 등 다양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된 학과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KAIST는 5월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정문술 KAIST 이사장, 홍창선 전 KAIST 총장을 입학사정관으로 위촉해 화제가 됐다. 이들은 직접 전국의 고교를 찾아다니면서 학교장이 추천한 학생을 하나하나 면접하는 등 입학사정관 전형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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