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우리꽃 2200여종 가득…대관령 자생식물원 개원 10주년

  • 입력 2009년 6월 24일 06시 58분


장미, 튤립, 백합이 없는 식물원. 그러나 할미꽃, 벌개미취, 동자꽃, 참나리 등 정겨운 이름의 우리 꽃은 가득하다.

우리나라 고유의 꽃과 나무들로만 조성된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국자생식물원이 26일 개원 10주년을 맞는다. 김창열 원장(60)이 야생화 농사를 위해 1984년 평창에 내려왔다가 식물원 개원에 뜻을 두고 준비에 들어간 기간까지 포함하면 20년을 훌쩍 넘는다. 개원 준비 기간에 솜다리(에델바이스)는 물론 천연기념물 섬백리향, 미선나무, 울릉국화 증식에 성공했으며 1994년 첨단 자동화 유리온실 준공 등을 거쳐 문을 열었다.

개원 이후의 성과도 돋보인다. 지난해에만 10만여 명이 찾아온 한국자생식물원은 현재 20만 m²의 터에 멸종위기 식물인 깽깽이풀, 산작약, 개병풍, 독미나리를 비롯해 희귀식물인 국화방망이, 벌깨풀, 정향풀 등 2200여 종의 자생식물이 자라고 있다. 2000년 한국관광공사의 ‘한국의 가볼 만한 곳 7선’에 선정됐으며 2002년 산림청으로부터 사립식물원 1호로 지정됐다. 또 2004년에는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 야생식물의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자생식물원은 최근 멸종위기종이나 희귀식물 증식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지정한 육상의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 56종 가운데 노랑무늬붓꽃, 산작약, 노랑만병초 등 10종의 증식 연구를 진행 중이다. 10주년 개원에 맞춰 문을 여는 멸종위기 식물보전센터는 이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 꽃들을 보전하고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되기 위해 시작한 일이 현재에 이르렀다”며 “개체수가 줄어든 우리 식물 증식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자생식물원은 26일 오전 11시 개원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날 오후 2시에는 최백호, 장사익 씨의 축하공연 ‘찔레꽃 낭만’을 진행한다. 또 멸종위기 식물 사진전과 ‘이대우가 만든 새집전’도 열린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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