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웨이 충남]국가공단 위풍당당 ‘행복예감 당진’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우리나라 농촌소설의 백미인 ‘상록수’의 주무대인 한곡리는 주인공 박동혁이 농촌계몽운동을 펼친 충남 당진군 송악면 한진리와 부곡리가 합쳐진 이름이다. 수도권에서 서해안고속도로의 명품인 서해대교를 건너면 바로 당진군 송악 나들목이 나온다. 이곳을 통해 왜목마을 쪽으로 조금 달려가면 한진리, 마주보는 쪽이 부곡리다.

2009년 봄에 찾은 한곡리는 ‘과연 이곳이 농촌계몽운동이 벌어진 곳인가’ 눈을 의심케 한다. 소금을 생산했던 염전, 1970년대 초 인천항을 왕래하는 여객선이 정박했던 한진포구 주변에는 이제 국가공단이 들어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 때 중흥기…

이번에 황금기 맞아

수송비 절감-시간단축

항만도시로 도약 기대감

“이제 당진은 서해안에서도 최고의 황금기를 맞고 있습니다.” 당진군청 앞에서 만난 이종민 씨(45·상업)는 “당진군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유성 나들목을 통해 대전∼당진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하자 30여분 만에 마곡사 나들목, 10분 만에 예산 신양 나들목, 예산 나들목, 고덕 나들목을 지난다. 당진군 면천 나들목과 당진톨게이트까지 도착하는 데에는 불과 1시간. 대전∼당진고속도로는 예산과 당진의 각 통계를 확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당진으로 놀러 갈래요’= 대전에 사는 박철웅 씨(47·회사원)는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경남 남해안에 있는 횟집을 찾았다. 2005년 대전∼통영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종전 3시간 반 걸리던 곳이 2시간이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씨의 생각이 달라졌다. 28일 대전∼당진고속도로 개통으로 남해 대신 서해안 횟집을 찾는 데 1시간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새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고영민 씨(39)는 최근 당진에 사무실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거리가 가까운 데다 각종 건설과 건축 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민종기 당진군수는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이 당진을 중흥기로 만들었다면 대전∼당진고속도로 개통은 당진을 황금기로 접어들게 하는 일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28일 대전∼당진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당진이 얻을 경제 사회적 혜택은 엄청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고속도로는 호남고속도로와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당진과 동서축으로 잇는 의미가 있어 당진에서 전국으로의 접근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신산업 항만도시로의 도약=당진군은 자립경제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교통, 산업, 환경 등 모든 부분을 두루 갖추고 있다. 1970년대 삽교천 방조제 개통을 계기로 변화를 시작한 데 이어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대전, 중부권 등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수송비 절감과 수송시간 단축은 물론 산업구조, 관광산업, 인구구조 등의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대전∼당진고속도로 개통은 상대적으로 당진에서 산업,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던 면천면과 순성면, 합덕읍 지역의 개발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합덕읍 소소리와 석우리 일원의 합덕일반산업단지와 합덕읍과 순성면에 걸친 합덕순성 테크노폴리스가 2010년과 2012년 각각 준공될 계획이다. 게다가 2016년 개통을 목표로 기본설계가 진행 중인 당진∼천안 고속도로(총연장 43.2km 왕복 4차로)가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또 한번의 호기를 맞게 된다. ▽도청 신도시 예산도 변화=고속도로 개통으로 대전에서의 소요 시간이 종전 1시간 반에서 40분으로 줄어든 예산군은 수덕사를 비롯해 추사 김정희 고택, 덕산온천, 예당저수지 등에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변에 2개의 홍보판을 설치했다. 또 현재 추진 중인 예산일반산업단지와 예산테크노밸리, 의약전문농공단지, 신암일반산업단지, 예당일반산업단지, 자동차부품R&D 지원센터 등의 기업유치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군 예산읍 향천리에 ‘다솜힐’ 소형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인 고영성 사장(49)은 “도청 신도시 조성 착공과 함께 대전∼당진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인구 유입 등 지역발전에 다양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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