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에듀칼럼/수시 - 정시의 길은 결국 만난다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성적 냉철한 분석 - 하락 가능성 염두에 둔 전략 짜야

대입 수험생이 수시 전형에 지원한다는 것은 무얼 의미할까? 정시 전형보다는 수시 전형을 통했을 때 더 나은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다는 확신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시 전형의 출발은 모의고사 성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이는 누적 백분위에 따라 자신이 현재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살펴보는 것과 같은 의미다. 누적 백분위는 성적을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재학생의 경우 모의고사 성적과 비교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상승하기보다는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신의 현재 성적을 고정된 성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따라서 현재의 모의고사 성적대도 중요한 지표이지만 ‘성적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전체적인 누적 백분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수리 영역과 외국어 영역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은 성적 상승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수리 영역과 외국어 영역이 주요 과목이라는 특성과 맞물려 있지만, 대학마다 영역별 반영 비율(대학 환산점수)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적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란 현재의 백분위를 기준으로 학생의 성적 흐름과 패턴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간과하고 현재의 성적을 절대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매우 주관적이고 막연하다. 아직 재수생들이 본격적으로 모의 학력평가에 응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성적을 절대화하려는 판단은 객관적인 시각을 벗어난 접근 태도라고 봐야 한다.

수능이 다가오면 학생들은 그동안 자신이 봤던 모의고사 성적표를 꺼내 들고 영역별로 가장 잘 본 성적을 합산하는 ‘즐거운 상상’에 빠지곤 한다. 이런 상상이 어떤 경우에는 학생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하지만 자칫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혼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성적만을 골라 정시 지원 대학의 수준을 높여 놓으면 수시 지원 시에도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모르고 헷갈릴 수 있다. 이때 교사는 학생의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담에 임한다. 이 경우 학생이 생각하는 성적 위치와 선생님이 판단하는 위치가 극단적으로 다를 수도 있다. 이는 학생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 때문에 마지막 정리해야 할 시기에 집중력을 잃는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

이런 뜻에서 수시 지원 전략을 제대로 세우는 것은 정시 전략의 중요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수시와 정시를 구분하는 태도는 합당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학생이 최상의 성적을 나타낼 가능성과 성적이 하락할 가능성 모두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도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수시 전형의 지원 전략을 세울 때는 자신의 성적을 분석해 지원 가능권의 대학을 따져 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수능 성적의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지원 전략을 세우는 일도 필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종서 청솔학원 입시컨설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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