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道, 러 연해주에 대규모 농장 개척

  • 입력 2009년 4월 30일 07시 27분


내년 3월부터 영농 시작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주(연해주)에 대규모 농장을 확보하려는 경남도의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다. 경남도는 올해 소규모 농장에서 시험재배를 거친 뒤 내년 상반기 수천 ha의 농지를 확보해 밭작물과 사료작물 위주로 재배에 들어가기로 했다.

경남도는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연해주 경남농장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를 받았으며, 6월 말경 용역 최종보고회를 거쳐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도의회의 동의를 거쳐 경남개발공사를 주체로 자본금 30억 원가량의 농업법인을 만들어 하반기에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내년 3월 러시아 현지에 경남농장을 확보해 영농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경남도는 우선 1000∼3000ha 규모의 농장에 보리와 콩, 옥수수 등 밭작물과 사료작물을 재배한 뒤 규모를 점차 늘려 나가기로 했다. 벼농사는 현지 적용 가능성 등 기술적인 문제를 좀 더 검토한 뒤 결정한다. 이를 위해 최근 고려인들의 정착촌인 러시아 연해주 미하일롭카 군(郡)의 ‘순얏센 농장’ 1ha를 임차했으며 1년간 시험포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이 관리하는 이 시험포장에는 보리, 콩, 옥수수 등 국내 품종 각 2종과 러시아 보급종 각 2종 등 총 4개 작목 13개 품종을 이미 심었거나 파종할 예정이다.

농업기술원은 현지에서 파종부터 수확까지 시기별로 영농자료를 분석하기로 했으며, 시범포 운영 및 연구조사에 이어 작목별 표준화 재배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다. 경남도 안상근 정무부지사는 “연해주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처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현지 판매와 국내 반입, 북한 지원 등의 방안을 놓고 남북관계 등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모델별로 수익구조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토지공개념이 확실해 농사용 땅은 40여 년 동안 임차를 해야 하지만 가공, 유통시설은 등기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현지의 곡물 사일로와 부속 건물, 곡물처리장 등의 가공 및 유통시설을 수리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남도 정재민 농업지원과장은 “연해주는 농산물의 건조와 저장, 가공에 필요한 시설이 부족해 이의 확보가 관건”이라며 “다른 자치단체에 앞서 시설을 개·보수한다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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