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아기 따오기 이름 고민되네”

  • 입력 2009년 4월 29일 06시 14분


세계적 희귀조 부화 초읽기

경남도-창녕군 작명에 신경

경남이-창녕이-우포 등 거론

“새끼 따오기 이름으로 무엇이 좋을까요.”

환경부와 경남도, 창녕군 등이 지난해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의 2세 탄생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누가 지을지를 확정하지 못한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7일 중국 산시(陜西) 성 양(洋) 현의 따오기보호구에서 이주해 창녕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에 안착한 양저우(洋洲)와 룽팅(龍亭) 부부는 2월 성공적으로 짝짓기를 했다. 이어 암컷 룽팅이 이달 1∼6일 3개, 15∼20일 3개 등 6개의 알을 낳았다.

이 중 처음 낳은 한 개는 폐기처분했다. 나머지 5개 가운데 먼저 낳은 2개는 양저우가 알 품기(포란)를 방해해 인공부화기에 넣었고 뒤에 낳은 3개는 양저우와 룽팅이 교대로 포란을 하고 있다. 따오기의 포란기간이 28∼30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부터 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행운이 따른다면 5마리의 따오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화하는 것이며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따오기 부화에 성공하게 된다. 학계에서는 “중국에서 들여온 후 6개월 만의 첫 시도에서 산란과 부화까지 마친다면 기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28일 “따오기의 작명에 대한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환경부와 협의해 공모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따오기 산란을 전후해 청와대 환경담당 비서관이 우포를 다녀간 점으로 미뤄 청와대에서 새끼 따오기 이름을 지을지 모른다”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공모가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우포늪따오기복원추진위원회에서는 “아직 부화에 성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명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이른 감은 있지만 따오기 이름은 국민제안제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경남이’ ‘창녕이’ ‘우포’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국조류협회 창원시지회 관계자는 “따오기는 국내에서 공식적인 번식기록이 없는 세계적인 희귀조인 만큼 작명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부화 후 암수를 구분한 뒤 공모를 통해 좋은 의미가 담긴 순우리말 이름을 붙이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맞춰 따오기를 생태관광의 주요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경남도 역시 도조(道鳥)를 백로에서 따오기로 변경하는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경남도와 창녕군은 어린 따오기를 우포복원센터에서 키우고 다시 산란과 부화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 50마리 이상이 되는 2015년경 야생 방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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