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광주/전남]애물단지서 ‘지역경제 보물’로

  • 입력 2009년 4월 27일 07시 28분


‘제주조릿대와 매생이의 화려한 변신!’ 한라산의 식물생태계를 위협해온 외떡잎식물인 제주조릿대와 한때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해조류 매생이가 차(茶)나 식품 원료로 적극 활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차로 거듭나는 제주조릿대=한라산고로쇠영농조합법인(대표 백희철)은 최근 제주시 조천읍과 애월읍 등지 국유림 5만 m²에서의 제주조릿대 채취 허가를 받았다. 영농조합법인은 제주조릿대의 새순, 잎, 줄기 등을 이용해 차와 추출물을 생산한다. 제주조릿대를 활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채취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 ㈜제주느낌(대표 정완석)은 제주조릿대의 유효 성분 추출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회사는 다음 달 열리는 ‘2009 서울국제식품전’에 제주조릿대 차와 추출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제주이어도지역자활센터(선터장 김효철)는 제주조릿대 차를 만들어 대형 매장에 내놓았다.

제주조릿대에는 고단백질과 항암, 항염 등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민간에서는 제주조릿대의 잎을 달여 고혈압, 당뇨 등의 치료에 써 왔다. 제주조릿대는 한라산 해발 600∼1400m에서 자생했으나 20여 년 전부터 세력을 확장해 지금은 해발 1800m까지 올라갔다. 암석지대와 계곡을 제외한 국립공원 대부분 지역에서 자생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눈개쑥부쟁이, 섬바위장대, 한라구절초 등 특산식물의 자생지가 잠식되고 있다. 제주대 김세재 교수(생명과학과)는 “일본에서 조릿대 제품이 건강식품으로 개발돼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제주조릿대가 다른 지역 조릿대에 비해 성분이 우수하지만 건강기능식품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연구와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생이도 인기 끌어=전남 장흥군은 지역 특산물인 매생이를 이용해 기능성 제품 생산에 나선다. 이 지역의 매생이 생산량은 연간 1000여 t으로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군은 원료용 분말 ‘생매생이’를 비롯해 과자류와 면역 증강 제품을 생산해 고부가가치 특화산업으로 만들기로 했다. 군은 민자 등 150억 원을 들여 장흥읍 해당 산업단지에 300여 m² 규모의 공장을 건립해 내년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경남지역의 한 업체와 100억 원대의 투자 협약도 진행하고 있다.

전남 서남해안에서 자라는 매생이는 부드럽게 입안에 감기는 맛이 일품이나 한때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어민들은 한때 김발에 엉겨 붙은 매생이를 떼어서 바다에 버리기도 했다. 김 양식으로 연명하던 시절 아무 생각 없이 버렸던 매생이가 이젠 ‘금값’이 된 것이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일부 식당이 애주가의 속을 푸는 해장국으로 매생잇국을 팔면서 입소문이 퍼졌다. 철분과 비타민A가 많고 위궤양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요즘은 냉동기술과 진공포장 기술 덕에 사시사철 매생이를 맛볼 수 있다. 장흥군 관계자는 “공장이 건립돼 본격 생산에 나서면 친환경 참살이 상품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고품질 매생이 생산을 위해 유통시설 개선 등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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