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사찰 금강역사 원류는 그리스신화 헤라클레스”

  • 입력 2009년 4월 20일 07시 00분


사찰 입구에서 수문신장(守門神將)의 역할을 하는 금강역사(金剛力士)의 모습이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인문한국(HK)연구센터의 심재관 연구교수는 22일 충남 논산의 금강대에서 열리는 제5차 콜로키움에서 ‘헤라클레스, 인드라 그리고 바즈라빠니(금강역사) 재고찰’이란 논문을 발표한다. 간다라 지역 불전부도 및 불상에 나타나는 금강역사와 헤라클레스의 관계를 집중 조명하는 이 논문에서 그는 윗옷을 벗은 채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내보이며 험상궂은 눈으로 사찰을 지키는 금강역사의 원류가 헤라클레스라고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헤라클레스가 서력기원을 전후해 간다라 불교미술에 정착됐고 이후 대승불교 경전 저술에도 영향을 줬다. 헤라클레스는 페르시아, 인도, 서역까지 폭넓게 영향을 줬다. 기원전 2세기 박트리아(기원전 3세기∼기원전 2세기 서남아시아에 있었던 고대 국가) 주화에도 등장한다. 논문은 당시 인도 및 간다라 지역 불교인들이 손에 곤봉을 쥔 모습의 헤라클레스를 인도식 표현법으로 ‘바즈라빠니’로 바꿔 불렀다고 주장했다. 바즈라빠니는 ‘곤봉이나 몽둥이를 쥔 자’라는 뜻이다. 심 교수는 “몽둥이를 쥔 용맹과 강인함의 상징 바즈라빠니(금강역사)가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하고 붓다를 호위하는 신장으로 불교미술과 경전에 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