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의 27년 독립운동은 세계역사상 불멸의 업적”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신용하 교수 ‘유적 탐방단’ 특강

1차대전부터 2차대전까지
싸운 민족은 우리밖에 없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은 세계 약소민족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긴 27년간 전개한 것으로 민족사와 독립운동사의 불멸의 업적입니다.”

임정 수립 90주년을 맞아 이화학술원, 국가보훈처,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행사에 참가한 신용하 이화학술원 석좌교수 겸 서울대 명예교수(72·사진)는 23일 중국 상하이(上海)의 대한민국 총영사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한국처럼 제1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2차 대전 종결 때까지 독립운동을 전개한 민족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특강 주요 내용.

“당초 임시정부는 연해주의 대한국민의회와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성(서울)의 임시정부가 각각 따로 수립됐지만 1919년 9월 상하이에 본부를 둔 임시정부로 통합됐다.

임정의 의의는 크게 11가지다. 먼저 일제에 의해 9년간 단절된 한국 민족의 독립정부를 계승한 정통성을 가진 망명정부였다는 점이다. 둘째, 군주제를 폐지하고 한민족 역사상 처음으로 헌법과 의회제도에 기초한 민주공화정 정부가 출범해 한민족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셋째, 임시정부는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계열이 모두 참가한 연합정부로 한국민족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넷째, 육군무관학교의 설립과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의거 등 실질적인 독립운동과 외교노력을 벌였다. 다섯째, 남한 지역은 군 단위까지, 북한 지역은 면 단위까지 비밀행정조직인 연통제를 통해 실질적인 국내 통치를 일부 실시했다. 여섯째, 1940년부터 독자적인 광복군을 편성해 대일(對日), 대독(對獨) 선전포고를 하고 국내 진입작전을 준비했다.

일곱째, 대한민국 건국 강령을 제정하는 등 광복 후 건국 준비를 한 임시정부였다. 여덟째, 1943년에 열린 카이로 회담에서 연합국 수뇌가 한국 독립을 세계에 공약하게 하는 등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였다. 아홉째, 1942∼1945년 광복 후 통일정부 수립에 대비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 재통합을 이룩했다. 열째, 국권을 잃고 신음하는 한민족의 정신적 지주이자 대표기관이었다. 열한째, 세계 약소민족 독립운동사상 27년이라는 최장기간 존속한 임시정부였다.

대한민국 임정은 정통성을 갖고 실질적으로 독립운동을 지휘했다. 임시정부가 오랜 기간 존속했기 때문에 일정기간 부침과 성쇠가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이것이 임정의 위대한 업적을 훼손하지는 못한다.”

상하이=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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