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高유황유 사용 ‘공방’

  • 입력 2009년 3월 13일 07시 29분


市 “경영난 유화업체에 저가연료 허용 검토”

환경단체 “황산화물-이산화탄소 배출 급증”

울산시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연료정책과 관련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고유황유(高硫黃油·유황 성분이 0.3% 이상인 기름) 사용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고유황유를 연료로 허용하면 대기환경이 악화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유황유 허용”=울산시 허만영 환경녹지국장은 최근 울산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석유화학업체들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고유황유와 석탄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유황유 대신 가격이 싼 고유황유를 연료로 허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계속 금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이와 관련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고유황유 사용에 따른 환경성 검토 용역을 의뢰해놓고 있다. 용역 중간결과는 올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어서 이르면 7월 중 고유황유 연료 사용이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대기 오염을 이유로 1990년부터 울산 서울 부산 등 전국 6개 도시의 신증설 공장에 고유황유와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광역단체장이 고유황유나 석탄 연료를 예외적으로 승인할 수 있다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대구시와 인천시는 2004년부터 석탄을 연료로 허용했다.

한편 울산시 연료정책검토협의회(위원장 주봉현 정무부시장)는 지난해 12월 대기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이 증가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고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환경이 더 악화된다”=울산환경운동연합 등 울산시민단체협의회는 1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 연료정책 변경 움직임을 비난했다.

이들은 “울산지역 기업체가 고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황산화물 추가 발생량은 3만5000t으로 저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할 때보다 3.5배나 많이 발생한다”며 “고유황유 연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현재보다 연간 120만 t 더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고유황유 연료를 허용하는 것은 울산시가 그동안 추진해온 청정연료정책의 폐기이자 환경정책의 완벽한 후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울산지역 공장장협의회(회장 조장래)는 최근 시에 제출한 건의서에서 “최적의 공해방지시설을 갖춘 고유황유로 전환하면 황산화물은 연간 8420t(61%), 질소산화물은 1만610t(74%) 감축할 수 있고 저유황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연간 117만 t 줄일 수 있다”며 환경단체와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