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황사, 2002년 악몽 재연?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2월 21일 10시 40분



최악의 황사가 올 수도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들도 조심해야한다.

2002년의 악몽이 되살아 날 것인가. 올 해 황사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20일 올 들어 첫 황사현상이 나타났다. 특징적인 것은 첫 황사부터 아주 짙은 황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예년보다 더 강한 황사가 불어 닥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관측된 황사농도는 오후 1시 강화도에서 1083ug/㎥를 기록했다. 1ug(마이크로그램)은 1백만분의 1g이다. 황사의 농도는 1㎥당 측정되는 미세먼지를 나타낸다. 지역에 따라 황사주의보 및 경보가 발령됐다.

400ug/㎥를 넘으면 주의보, 800ug/㎥를 넘으면 경보가 발령된다. 황사주의보 및 황사경보를 일컬어 황사특보라한다.

기상청의 임재철 주무관은 “매년 관측되는 황사 중 첫 황사부터 황사특보가 발령되긴 처음이다. 그 것도 주의보가 아닌 경보까지 발령됐다는데 이번 황사의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2001년 이후 가장 강한 황사가 발생한 때는 2002년 3월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이 때 미세먼지의 농도가 3311ug/㎥까지 치솟았다. 전국 곳곳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휴교했고 정밀기기를 다루는 반도체 관련 업체가 임시 휴업하기도 했다.

이 후 다소 수그러들었던 황사는 이듬해 서울의 최고 농도가 356ug/㎥를 기록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동안 약화됐던 황사는 2006년 다시 기승을 부렸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941ug/㎥까지 올라갔다. 이후 황사의 농도는 다소 떨어졌다. 2007년의 황사발생 시 서울의 미세먼지 최고농도는 1355ug/㎥, 2008년은 1059ug/㎥(서울 기준)였다.

서울지역 황사 발생일수는 2001년 27일, 2002년 16일, 2003년 3일, 2004년 6일, 2005년 12일, 2006년 11일, 2007년 12일, 2008년 11일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황사의 근원지인 내몽골과 중국 내륙 쪽의 기온이 상승하고 비가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내몽골 지역의 경우에는 예년보다 기온이 4~6도 상승했고 만주 지역의 경우 평년보다 2~4도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는 것. 게다가 내몽골 지역 대부분에서 지난 한달 동안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은 가뭄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토가 많아 황사 근원지로 꼽히는 이러한 지역에서 온도는 올라가고 비는 내리지 않아 먼지 발생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기상 당국도 올해 더 많은 먼지가 발생할 것이라 경고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요소들이 올 해 강한 황사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다.

한편 이들 지역에서 겨울 기온이 상승할 경우 황사가 꼭 봄에만 불어 닥치라는 법도 없다. 실제로 겨울철 황사가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까지 만 해도 서울에서 겨울철인 11월, 12월에 황사가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었으나 2000년 이후 에는 11월, 12월에 황사가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에만도 3회에 걸쳐 황사가 발생했다.

▼황사특보(주의보 및 경보)시 행동요령

△창문을 닫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되, 외출 시 보호안경 및 마스크를 착용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한다. △노인과 호흡질환기 환자는 외출을 하지 않는다 △황사에 노출된 채소 과일 등을 깨끗이 씻어 먹는다

또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들도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써야한다. 임주무관은 “가축이나 사람이나 비슷하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방목보다는 축사에 넣어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소 양 염소 돼지 등의 가축들은 황사로 인한 오염물질에 의해 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