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行 통일고속도로의 시작”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2시 59분


왕복 4∼6차로… 해운대 등 7개 나들목 설치

부산∼울산 사이 30분대로 단축 ‘경제권 융합’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24일 오후 3시 반 부산 해운대구 좌동 LIG건영아파트 뒤편 신시가지 우회도로. 방음터널로 건설된 부산∼울산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의 시발점에 붉은색 플라스틱 드럼 수십 개가 다음 달 말 개통을 앞두고 차량 출입을 막고 있었다.

안전 관계로 도로공사 부산-울산 고속도건설사업단의 손정줄(40) 감독이 운전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이곳에서 부산∼울산고속도로의 끝 지점인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울산 분기점까지 달렸다.

○ 해 돋는 희망의 길

해운대터널을 지나 시속 80km 내외로 달리는 차창 우측으로 송정 앞바다와 동부산관광단지 예정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기장요금소를 지나자 왕복 4차로가 6차로로 확 트였다. 좌측으로 달음산, 우측으로 고리원자력발전소를 낀 주변 경치는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중간 중간 라인 도색과 펜스 설치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30여 분 만에 주파한 콘크리트 포장길은 교량 이음매나 교량과 육지부의 연결 부위를 지날 때도 전혀 덜컹거리는 느낌이 없었다.

부산과 울산 구간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왕복 4∼6차로 47.2km의 이 도로는 2001년 착공해 총 1조3403억 원이 투입됐다. 도로공사가 51%, 국민연금공단이 49% 공동 출자해 건설됐다.

울산 갈림목과 해운대 기장 일광 장안 온양 청량 문수 나들목 등 나들목 7개소, 장안에 상하행선 휴게소가 각각 1곳이 설치됐고 터널 6개소, 긴 교량 25개소, 짧은 교량 44개소로 연결됐다. 통행료는 3000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울산고속도로 백원욱 사업단장은 “해운대에서 강원 고성까지 이어질 동해고속도로의 출발 구간이 완공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 도로는 산업물류를 이어주는 ‘경제’, 두만강까지 뻗어가는 ‘통일’, 동해안 관광을 촉진시키는 ‘문화’ 고속도로”라고 강조했다.

○ 상생과 생존경쟁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해운대에서 울산까지 주행시간이 57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된다.

고속도로 개통은 부산-울산의 동일생활권 및 경제권 융합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너지 효과로 양 도시가 상생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고속도로 개통으로 한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해 생존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많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해운대구는 최근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해 지역발전 방안 마련에 나선 반면 울산지역의 병원과 유통업계 등은 비상이 걸렸다.

해운대구와 기장군은 누리마루하우스 등 기존의 관광시설에다 기장 도예촌, 월드컵 빌리지 등 각종 대형 사업이 추진돼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4병상 규모로 건립 중인 인제대 백병원이 2010년 해운대구 좌동에 완공되면 울산과 경북권역의 환자가 몰려들고 해운대의 앞선 교육 및 주거 여건을 감안할 때 울산권 인구의 유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3월 문을 여는 동양 최대의 복합쇼핑센터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파라다이스호텔 등은 ‘고속도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작업에 들어갔다.

반면 울산시는 ‘직장은 울산, 주거는 부산’ 현상의 가속화를 우려하며 교육 문화 수준 향상, 양질의 일자리 확보 등 인구 유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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