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시 “침묵의 살인자 석면 꼼짝마”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6시 53분


예산 5억 투입 지자체 첫 석면분석센터 설치

오염도-환경영향조사 벌여 건강지키기 나서

부산시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 관리에 발 벗고 나섰다.

시는 자체 예산 5억 원을 들여 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석면분석센터’를 설치해 11일 문을 연다.

이 센터는 전자주사 현미경 등 고성능 장비를 갖추고 과거 운영됐거나 현재 운영 중인 석면공장 주변 지역은 물론 각종 재개발 및 재건축 현장, 일반 건축물 철거현장, 지하철과 지하상가 등을 대상으로 공기, 토양, 건축자재 중의 석면 오염도를 조사한다.

우선 올해 말까지 4곳의 석면공장 주변 지역에 대한 조사를 거쳐 ‘석면지도’를 작성하고 내년부터는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 중 석면오염 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시는 석면분석센터 조사에서 오염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주민건강영향 조사를 실시해 증상이 발견되면 신속한 후속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또 현재 가동 중인 사하구와 강서구 등 3곳의 석면공장 주변 토양에 대한 조사를 올해 안에 실시하고 내년에는 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이들 공장 주변지역 주민들의 건강영향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와 환경부는 지난달 24∼26일 동국대 안연수 교수팀에 의뢰해 석면방직공장인 J화학이 가동됐던(1969∼92년) 연제구 연산1동 옛 공장 용지 반경 2km 이내의 주민 200여 명에 대한 X선 촬영 등 건강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가톨릭대 김현욱 교수팀이 옛 J화학 용지 반경 2km 이내 30개 지점을 선정해 토양시료를 채취한 후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시는 부산대병원 석면중피종질환센터와 공동으로 이 일대 반경 500m 안에 거주했던 주민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과거 공장 주변 지역 주민들에 대한 석면피해 규모에 대한 확인작업을 진행 중이다.

J화학은 국내에서 운영됐던 석면방직공장 14곳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주택가 인근에 위치해 석면 피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돼 왔다.

시 관계자는 “부산대 의대 산업대학원 강동묵 교수팀의 연구 결과 부산의 3개 석면공장 주변 거주민 14명에게 악성중피종이 발병했으며 발병률도 타 지역에 비해 최고 7∼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민건강 보호 차원에서 석면관리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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