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따오기, 야생에선 살지 못하는데…”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7시 12분


김태호 경남지사와 김충식 창녕군수 등 공무원 17명으로 구성된 따오기 인수단이 14일 오후 중국으로 출발했다. 따오기 인수는 신문, 방송사 관계자 11명이 동행할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크다.

이들은 산시(陝西) 성 양(洋) 현에 머물며 현지 관계자와 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한 뒤 17일 오후 따오기 한 쌍과 함께 귀국한다.

제10차 람사르협약당사국총회에 맞춰 추진되는 따오기 복원 프로젝트는 설렘만큼이나 우려도 적지 않다. 사육은 가능하지만 자연 방사는 어렵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겨울철새였던 따오기는 텃새로 살아갈 능력이 없다는 것. 알과 새끼 때 포식자에 의해 희생돼 서식지를 만들어주고 수십 마리를 방사해도 얼마 못 가 모두 없어진다는 견해도 있다.

물론 “철새가 텃새로 변하는 사례는 자주 관찰되며, 오래전 우리나라에서 따오기가 번식한 흔적이 발견된 적도 있다”는 반박도 없지 않다. 장기계획을 세워 복원을 추진하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평생 새와 함께 살아온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는 “따오기 복원이라는 말은 있을 수 없으며, 야생 상태에서는 따오기가 절대 살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그는 “한 쌍의 따오기만으로 증식을 시도하면 근친교배여서 열성유전이 불가피하다”며 “복원사업에 따른 사전 검토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따오기 복원 프로젝트가 람사르총회에 맞춘 일회성 이벤트여서는 안 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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