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 못나오는 내부순환도로

  • 입력 2008년 8월 24일 13시 56분


서울시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높은 내부순환로서울도심 교통의 숨통역할을 목표로 1999년에 완공된 내부순환로(성산~하월곡)는 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사진은 내부순환로 교통상황을 보여주는 서울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
서울시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높은 내부순환로
서울도심 교통의 숨통역할을 목표로 1999년에 완공된 내부순환로(성산~하월곡)는 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사진은 내부순환로 교통상황을 보여주는 서울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
서울시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높은 내부순환로서울도심 교통의 숨통역할을 목표로 1999년에 완공된 내부순환로(성산~하월곡)는 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사진은 내부순환로 교통상황을 보여주는 서울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
서울시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높은 내부순환로
서울도심 교통의 숨통역할을 목표로 1999년에 완공된 내부순환로(성산~하월곡)는 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사진은 내부순환로 교통상황을 보여주는 서울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
서울시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높은 내부순환로서울도심 교통의 숨통역할을 목표로 1999년에 완공된 내부순환로(성산~하월곡)는 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사진은 내부순환로 교통상황을 보여주는 서울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
서울시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높은 내부순환로
서울도심 교통의 숨통역할을 목표로 1999년에 완공된 내부순환로(성산~하월곡)는 상습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사진은 내부순환로 교통상황을 보여주는 서울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
들어오긴 쉽지만 나가긴 어려운 절망의 길- "내부순환로"

15일 오전 10시경 직장인 Y(34.여) 씨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방면으로 가기 위해 성산대교 부근에서 내부순환로에 진입했다가 큰 낭패를 겪었다. 홍은램프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1km이상 정체된 차량과 입구에서 뒤엉킨 차량들로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나쳐야 했던 것.

차마 끼어들지 못하고 출구를 놓친 Y씨의 이후 행로는 예상 밖으로 고생길이었다.

우선 교외로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몰린 탓에 다음 출구인 정릉램프까지 5km를 나가는 데에 무려 2시간이 걸렸다. 예정된 일정이 망가진 것은 물론이고 출구 없는 내부순환도로에서 차량 기름이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에 시달렸다.

Y씨는 "만일 성산동 진입로에서 홍은동 출구상황을 미리 알 수 있었다면 내부순환로에 진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길이 막히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내부순환도로에 일단 올라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직장인 K씨(37.남)는 같은 날 서울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www.smartway.seoul.kr)만 믿고 동부간선도로에서 성산대교 방향으로 가기 위해 내부순환로를 탔다가 한 시간 넘게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다.

내부순환로 전반의 '소통이 원활'하고 성산대교 주변만 '약간 서행'이라고 뜬 교통정보를 믿은 게 실수였다.

실제 내부순환로는 한산한 편이었지만 유독 성산램프 출구 앞에는 대기차량이 1km이상 꼬리를 물고 서 있었던 것. 그렇다고 강변북로로 나갈 수는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K씨는 1시간 이상을 도로 위에서 허비해야 했다. 무엇보다 K씨를 화나게 한 것은 자신은 1시간 이상 순서를 기다리는데 반해 쉼 없이 앞에서 끼어드는 얌체 차량들. 도로가 휜 탓에 미처 출구를 보지 못한 운전자들이 앞다퉈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K씨는 "내부순환로에서 15km를 10분에 주파한들 출구 1km를 남겨놓고 1시간을 기다리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면서 "내부순환로 출구가 막히는 게 어제 오늘일이 아닌데, 새로운 출구를 추가하지 않는 서울시의 무책임함에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1999년에 개통된 내부순환도로가 상습정체 도로라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평소에는 과속을 의식해야 할 만큼 한산하지만 출퇴근시간이나 주말이 되면 그야말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대책 없는 공간으로 돌변해 버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교통정보를 신속하게 알려주기 위한 이른바 지능형 교통체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에 집중 투자해왔다.

그러나 운전자들과 교통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정보시스템 구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성난 목소리가 높다.

사용자들이 바라는 근본적인 대책은 다름 아닌 '진출로의 양적인 확대'다.

내부순환로 진입로와 진출로의 숫자는 동일하다. 산술적인 균형을 중시한 셈이다.

문제는 '대문역할'을 하는 주요 진출로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이 좁게 설계됐다는 점이고, 그 숫자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평일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해 정릉 방면으로 출근한다는 김경호(43) 씨는 "성산동에서 마장동에 이르는 20Km 도로에 진출로는 4개에 불과하다"면서 "그럼에도 진입로는 5개나 되기 때문에 차량이 엉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라고 꼬집었다. 진출로 숫자를 늘려 차량의 흐름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내부순환로와 일반도로가 만나는 하부도로 신호체계가 어긋나 정체가 가중되고 있다.

인터넷커뮤니티 클리앙의 ID 초록아빠는 "성산램프 출구는 나가자마자 성산대교 신호에 걸리도록 어찌나 잘(?) 설계를 하셨는지 밤 12시전에는 잘 빠지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비꼬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이처럼 엉망인 내부순환로의 진출로 상황이 제대로 운전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내부순환도로 관련 실시간 교통정보는 대개 '거리'와 전체적인 '정체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 빈약하다. 막상 진출로에 도착해 보면 1km이상 차량의 탈출행렬이 꼬리를 물고 서있기 십상이다.

일반도로와 달리 어디서부터 대기 차량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굽은 도로라는 점이 내부순환로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때문에 뒤늦게 탈출 행렬에 동참하려는 운전자와 이를 피하려는 차량이 진출로에서 뒤엉켜 큰 사고로 발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연희->성산 구간과 홍은->홍지문 구간 등 상습정체 구간은 잦은 추돌사고로 내부순환도로 전체 사고의 60% 이상이 이 곳에서 발생한다.

내부순환로에서의 교통사고는 일반도로보다 후폭풍이 크다. 출구가 부족해 밀폐되다시피 한 고가도로인 탓에 견인차량과 119차량이 뒤엉키면서 더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차량 정체로 인해 기름이 부족해 차가 중간에 서는 일까지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해서 서울시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 같은 불편에 대해 서울시 도로교통본부 이경순 도시고속도로팀장은 "내부순환도로는 기존 도시 위에 건설한 신도로라서 램프(진출입로) 추가 건설이 용의치 않다"고 답한다. 때문에 하드웨어를 추가하는 것 보다 하부도로 신호체계와 정보체계 혁신을 중심으로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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