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점수따기 좋다고?”실력-전공 따져 선택과목 잡자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2분


수능원서접수 9월 1일부터… 응시과목 결정 요령

9월 1일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60만 수험생들은 원서접수와 함께 응시영역 및 선택과목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수능에서 최고의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과목을 탐색했다면, 이제는 각 영역 최고점을 향한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 최종적인 선택을 해야 할 때다.

수험생들은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어떤 선택과목을 볼지, 인문·자연계 중위권 학생들은 각각 수리나 언어영역을 응시해야 할지 등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현재 자신의 수준을 고려해 도달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따라 선택과목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한번 결정을 내린 뒤에는 자신의 선택을 믿고 학습 계획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또래집단에 끼려고 그 집단의 우두머리인 크로머에게 도둑질을 했다는 거짓말을 한다. 싱클레어는 그 선택 때문에 크로머에게 협박을 당하고 돈을 갈취당한다. 그로 인해 괴로워진 싱클레어는 불안과 모욕의 날들을 보낸다.

물론 ‘지금, 여기’에서의 잘못된 선택이 과거의 선행으로 보상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쉽게 좌절하지는 말자.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바로잡을 수 있다. 실수 속에서 단련된 싱클레어가 새로운 상황 속에서 데미안을 만나고 결국 베아트리체를 선택했던 것처럼 말이다.

원서접수를 앞두고 수험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 그동안 공부해 왔던 과목을 버리고 다른 선택 과목을 응시하겠다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대부분 ‘어떤 과목이 점수 따기에 유리하더라’는 풍문에 휩쓸린 경우가 많아 생각을 바꾸길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독학을 하는 한이 있어도 꼭 바꿔야겠다면 자신의 생각을 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신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고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으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원 희망대학에서 반영하는 사탐·과탐 선택과목만 응시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수험생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과거 입시가 전해주는 교훈은 지원 희망 대학이 반영하는 선택과목보다 최소한 한개 과목 정도는 더 응시하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 공부할 과목이 늘긴 하지만, 탐구영역 점수를 환산하는 과정에서 이 과목이 의외로 효자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앎과 목표가 선택을 결정한다

선택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앎이다. 앎의 출발은 스스로에 대한 앎(self-knowledge)에서 시작된다. 잘못된 선택은 무지에서 나온 실수인 경우가 많다. 정확한 지식이 있으면 발전을 위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나 자신과 주변 여건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의 목표가 결합된 앎이 진정한 앎이며 이러한 앎을 통해서 더 좋은 선택이 가능하다.

수능 응시영역이나 선택과목을 정하기 전에도 단순히 점수 따기에 유리한지 여부만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정확한 실력과 시험 준비 수준, 대학전공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수리와 과탐을 기피해 언어, 사탐, 외국어만 준비하는 인문계생이나 언어와 사탐을 기피해 수리, 과탐, 외국어만을 준비하려는 자연계생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태도는 중위권 학생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데, 의외로 인문계생에게 수리 ‘나’형이, 자연계생에게 언어영역이 효자 구실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에게 불리한 과목은 버리려는 태도를 버리고 모든 영역의 수업에 충실히 임해 시험에 응시하도록 한다.

수리 ‘가’, ‘나’ 형 선택이나, 제2 외국어 선택도 마찬가지다. 과탐에 응시하는 학생 중에는 ‘가’형에서 ‘나’형으로 수리 영역 응시 과목을 바꿀지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탐 응시생이 수리 ‘나’형을 택하면 ‘가’형 응시생에 비해 대학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수리 영역 가산점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교육, 생활과학, 보건이나 건축 관련 전공에서는 이 같은 선택이 크게 불리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수험생들이 준비에 소홀하기 쉬운 제2 외국어는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전형과정에 반영하는 모집단위들이 있는 만큼 가급적 응시하는 편이 유리하다. 제2 외국어 성적이 좋으면 모집단위에 따라 점수가 낮은 다른 영역 점수를 대체하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어 전형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조광연 평촌 청솔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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