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시내버스 100배 즐기기<22>715번/135-1번

  • 입력 2008년 7월 18일 06시 47분


금병산 자락 松林의 멋

송촌동 주먹구이의 맛

일제강점기, 나라는 어지러웠다. 사람들은 무언가 기댈 곳을 찾았다. 이때 수운교(水雲敎)라는 신흥종교가 탄생했다. 수운교는 ‘유(儒)·불(佛)·선(仙)을 바탕으로 사람을 섬기며, 영세의 행복을 누리고 덕(德)을 천하에 펼쳐 창생을 구제한다’는 교의를 갖고 있다.

대전 유성구 추목동 금병산 밑에는 수운교 본부가 있다. 대전시내버스 715번과 135-1번을 타고 가면 수운교를 만날 수 있다.

715번은 대덕구 송촌동에서 출발해 중리동∼오정동∼둔산동 수정아파트∼둥지아파트∼정부대전청사∼월평동 하나로아파트∼충남대∼유성온천∼충남대 후문∼대덕연구단지 인삼연초연구소∼대덕대∼자운동을 운행한다. 평일 14분, 주말과 휴일에는 15∼18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35-1번은 서구 도마동∼대전시청∼엑스포과학공원∼대덕연구단지 사거리를 거쳐 자운동과 자운대 아파트까지 운행한다.

▽자운대와 수운교=‘비단줄기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는 뜻의 금병산 밑에 자운대가 자리하고 있다. 1980년대 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계룡대와 함께 군 주요시설로 조성됐다. 유성구 탄동과 추목동 일대에 걸쳐 육군교육사령부를 비롯한 각종 군 기관이 입주해 있다.

금병산 밑에는 또 수운 최제우(水雲 崔濟愚) 선생을 교조로 모신 수운교 본부가 있다. 한때 교세를 크게 떨쳐 1923년 서울에 본부를 두었으나, 교조 문제로 천도교와 의견이 맞지 않아 1925년 이곳으로 옮겨왔다.

자운대를 거쳐 소나무숲을 지나면 수운교 본부가 나타난다. 대전시 유형문화재 제28호인 수운교 천단을 먼저 볼 수 있다. 경복궁을 중건한 최원식 씨가 1929년에 지었다.

바로 옆에는 수운교 석종(石鐘)이 있다. 말이 종이지 돌덩어리다. 작은 돌로 두드리면 쇠북소리가 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25년 충남 보령시 청라면에 사는 송석호라는 사람이 3일 내내 꿈에서 석종을 본 뒤 우연히 이 돌을 만나 수운교에 입교하고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전해진다.

▽가족 나들이의 명소=715번 시내버스를 타고 자운대 입구에 도착해 135-1번 버스로 갈아타면 금병산 밑 수운교 천단에 도착할 수 있다.

백미는 수운교 입구의 소나무숲. 버스에서 내려 5분쯤 걸어가면 40∼50m 높이의 소나무 수천 그루가 길게 늘어서 있다. 무더운 여름, 아무 데나 소나무 밑에 돗자리를 펴고 낮잠을 즐기면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 소풍장소로도 제격이다. 어른은 송림욕으로 폐부 속 찌든 때를 씻어낼 수도 있다.

욕심이 차지 않으면 금병산 등산이다. 수운교 천단 우측으로 돌아가면 등산로가 나타난다. 울창한 숲을 한 시간만 걸으면 대전시내는 물론 멀리 공주까지 한눈에 펼쳐진다. 금병산 이름에 ‘비단 금(錦)’자를 쓴 이유를 실감할 수 있다.

▽참나무숯에 구운 통갈비=자운대 입구의 부모산가든은 가족 단위 외식 장소로 그만이다. 온갖 양념에 잰 돼지 통갈비살을 숯불에 구워 내놓는다. 여주인 이효연(47) 씨가 충북 청주 ‘부모산’에서 배워온 감칠맛 나는 소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육향이 입안 가득히 퍼진다. 042-861-5511

715번 노선으로 신성동에 가면 여러 맛집이 있다. 신성동파출소 맞은편에 있는 삼지면은 각종 면류 음식 전문점이다. 송촌동의 진양원조곱창집과 주먹구이집은 미식가 사이에서 이미 맛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주먹구이집은 돼지 오겹살 부위를 통째로 초벌구이한 뒤 불판에 옮겨 얇게 썰어 소스와 함께 먹는다. 적당한 기름기에 고소한 살 부위가 어우러져 삼겹살과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송촌동 선비마을 먹자골목 중간에 있는 진양원조곱창은 모둠곱창이 일품.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곱창은 술을 줄이려는 술꾼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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