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동부간선로 ‘도로+하수도’ 터널 건설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중랑천-도봉천 합수지점~한강하구 18km 구간

빗물 저장시설로 활용… 올림픽대로에도 계획

하수도 관리를 맡는 서울시 물관리국 공무원들은 5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다녀왔다. 대심도 하수터널인 ‘스마트터널’을 보기 위해서다.

쿠알라룸푸르 지역의 연 강우량은 2000∼2500mm. 스마트터널은 빗물 및 도로 겸용 터널이다. 평소에는 도로와 하수도로, 비가 내릴 때는 물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터널 양쪽에 각각 140만 t과 60만 t을 저장하는 물 저장소가 있다. 터널에도 100만 t을 추가로 담을 수 있다.

하수도 길이 9.7km 중 도로는 3km. 하수도 중간을 막고 상하행선 2개 차로를 위와 아래에 만들었다. 3km의 교통 정체구간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 바닥에는 하수가 흐른다.

사업비 5100억 원 중 말레이시아 정부가 69%를 부담했고 민간기업이 31%를 투자했다. 투자 업체는 40년간 차량통행료를 받아 투자비 1600억 원을 회수한다.

서울시도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수도에 도로 기능을 더한 다기능하수 터널을 만든다.

동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한강변 등의 지하 30∼60m에 도로와 홍수방지 기능을 함께 가진 대심도 하수터널을 지을 계획.

먼저 국토해양부와 협의를 거쳐 동부간선도로 구간인 중랑천 지하 36m에 직경 12.75m의 대심도 하수터널을 만든다. 중랑천이 도봉천을 만나는 지점에서 한강 하구까지 18.12km다.

평소에는 도로로 이용하고 비가 내릴 때는 빗물 저장시설로 활용한다. 최대 용량은 190만 t, 사업비는 9200억 원이다.

지하철 공사와 마찬가지로 토지 매입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올해 말까지 타당성 용역을 마치고 2010년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중랑천 일대는 홍수 피해가 잦다. 대심도 하수터널이 장마 기간에 빗물 190만 t을 저장하면 일정 부분 홍수 조절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시내 도시고속도로는 15개 노선 368km로 적정 길이 610km에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는 1998년 홍수로 재산 피해액 514억 원과 이재민 2285명이 생겼다. 2001년 재산 피해액은 219억 원, 이재민은 338명이었다.

빗물은 하천 유지, 차량 세척, 도로 청소, 공원 유지에 재활용할 수 있다. 물 부족국가인 한국은 1인당 물 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2∼3배에 이른다.

서울시의 하수처리수 재이용률은 1.7%로 전국 평균(7.0%)에 못 미친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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