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LEET의 A to Z]본보 전국 모의고사 해설<1>

  • 입력 2008년 6월 9일 03시 01분


《동아일보사가 주관한 제1회 법학적성시험(LEET) 전국 모의고사가 1일 800여 명이 응시한 가운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도시에서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지금까지 치러진 LEET 관련 모의고사 중 최대 규모다.

8월 24일 첫 시행되는 LEET와 똑같이 치러진 이번 모의고사 해설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 문항구성

LEET 논술은 제시문 독해와 요구되는 사항을 기술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분석적 이해, 비판적 평가, 창의적 글쓰기 등 3가지 형태의 문제가 3, 4개 출제되며 제한시간은 150분이다. LEET 논술은 대입 논술과 유사한 면이 있다. 하지만 지문의 난도와 응시자의 수준이 대입 논술보다 더 높기 때문에 보다 정밀하고 완성도 높은 글쓰기가 요구된다.

○ 분석적 이해(1문항, 400자 내외, 20점)

이 문항에서는 제시문의 정확한 분석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이 부분은 채점 기준이 명확해 출제 빈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대학 교양 정도 수준이라고는 하나 향후 논술의 비중을 고려할 때 지문 난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 각 분야의 출제 가능성 있는 지문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능력이 필수다.

○ 비판적 평가(1문항, 800자 내외, 30점)

통상 출제위원들은 지문에 대한 분석 다음으로 비판을 요구한다. 찬반 논쟁 또는 논리를 비판하는 형식의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제시문의 의도를 정확히 알고 논리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는 평소 심도 깊은 논리와 토론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 창의적 적용(1문항, 1500자 내외, 50점)

통합형 논술에서 가장 요구되는 부분은 논술 작성자의 창의적 사고이다. 이 문제는 배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확한 분석과 비판을 통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쉽지 않다. 구술의 바탕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으므로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단, 세 문항에 대한 분량과 배점은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다.

○ 평가 지표

출제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담당하나, 채점은 개별 대학에서 진행한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제시하는 채점 기준은 다음과 같다.

○ 고득점 전략

고득점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대학 또는 학원 강의를 듣는 것이다. 기본에서 심화까지 체계적으로 들으면서 제시문 독해를 위한 배경과 분석적, 비판적, 창의적 논술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첨삭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스터디 모임을 조직해 체계적인 학습을 해 나가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LEET 논술 연습문제

1. 다음 제시문들은 국가를 이끌어가는 원리와 방법에 대한 동서고금의 다양한 생각들을 보여준다. 제시문 (가), (나), (다)를 논의의 근거로 삼아 현대적 의미의 리더십을 논술하시오.

○ 평가 기준

1. 논제 분석(25점)

① (가), (나), (다)의 관점이 반영되어 있는가?

② 각각의 제시문이 자신의 주장을 위해 적절히 활용되고 있는가?

③ 자신의 주장이 없는 설명문이 된 것은 아닌가? (감점사항)

(가)

전하(殿下)의 다스림이 이미 그릇되어 나라의 근본이 망했고, 하늘의 뜻은 가버렸으며 인심도 이미 떠났습니다. 비유하자면 백년 된 큰 나무에 벌레가 속을 갉아먹어 진액이 말라버렸는데 회오리바람과 사나운 비가 어느 때에 닥쳐올지 알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낮은 벼슬아치는 아래에서 히히덕거리면서 우선 주색만을 즐기고 높은 벼슬아치는 위에서 어름어름하면서 오로지 재물만을 늘리며, 물고기의 배가 썩어 들어가는 것 같은데도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궁궐 안의 신하는 자기 세력 끌어들이기를 용이 못에서 물을 빨아들이듯 하고, 궁궐 밖의 신하는 백성 벗기기를 이리가 들판에서 날뛰듯 하니, 가죽이 다 해어지면 털도 붙어 있을 데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나라 일을 정돈하는 것은 자질구레하게 형벌을 정하는 데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전하의 한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전하께서 좋아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학문을 좋아하십니까, 풍류와 여색을 좋아하십니까, 활쏘기와 말달리기를 좋아하십니까? 군자를 좋아하십니까, 소인을 좋아하십니까? 좋아하시는 바에 따라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것이 달려 있습니다.

진실로 어느 하루 깜짝 놀라 깨달아 팔을 걷어붙이고 학문에 힘쓰시면 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는 도리를 얻게 됩니다. 그렇게 하시면 그 안에 온갖 선(善)이 갖추어지고 온갖 덕화(德化)도 이로 말미암아서 나오게 됩니다. 이것을 들어서 시행하면 나라를 고루 잘살게 할 수 있고, 백성을 화합하게 할 수 있으며, 위태로움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고, 사람을 쓰는 일은 몸을 수양함으로써 하며, 몸을 수양하는 일은 도(道)로써 하는 것입니다. 전하께서 만약 사람을 쓰는 데에 이렇게 하신다면 전하를 모신 신하들로서 사직을 보위하지 못할 자가 없을 것입니다. 전하께서 덕화를 베푸셔서 태평한 천하를 이루신다면, 저는 마구간의 끝자리에서나마 채찍을 잡고 정성을 다해서 신하의 직분을 다할 것입니다.

엎드려 원하옵건대 전하께서는 마음을 바로 하는 것으로써 백성을 새롭게 하는 요체를 삼으시고, 몸을 수양하는 것으로써 사람을 쓰는 근본을 삼으셔서 왕도(王道)의 법을 세우십시오. 왕도의 법이 왕도의 법답지 않으면 나라가 나라답게 되지 못합니다. 밝게 살피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저는 감당할 수 없이 떨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이 말씀을 전하께 올리옵니다. [조식(曺植), 을묘사직상소]

(나)

나는 상상적인 견해보다 사물의 구체적인 진실을 따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은 현실적 존재로서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공화국이나 군주국을 상상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살고 있는 방식과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될 이상(理想) 사이에는 많은 괴리가 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열중한 나머지 현실을 포기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멸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일에서 완벽한 선(善)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착하지 못한 많은 사람의 틈바구니에서 파멸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 지위를 보전하고자 하는 군주는 좋지 않은 짓을 행하는 것을 배워야 하고, 언제 그것이 필요하고 언제 그것이 필요치 않은가를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악덕이 없이 그의 권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는 그런 악덕의 오명(汚名)을 뒤집어쓰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모름지기 군주는 두려움과 사랑을 동시에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두 가지를 함께 누리기는 어려우므로,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사랑을 받기보다 두려움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사람들이란 일반적으로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적이고 위험을 피하기에 급급하며 이익을 탐낸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군주가 은혜를 베푸는 동안은 전적으로 군주의 편이어서 자신의 피, 재산, 목숨과 자식까지도 바치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실제로는 그럴 필요성이 별로 없을 때 하는 말이다. 막상 그래야만 할 때가 닥치면 그들은 배반한다. 그래서 그들의 말만 믿고 다른 준비를 해놓지 않은 군주는 몰락하게 된다.

위대하고 고상한 정신을 통해서가 아니라 돈을 주고 얻은 우정은 매수한 것일 뿐 진정으로 확보한 것이 아니며, 따라서 위기에 몰리면 군주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 인간은 두려움을 주는 사람보다 사랑을 주는 사람을 해칠 때 덜 망설인다. 사랑은 의무의 사슬로 묶여 있는 것인데, 인간은 이기적이어서 자기 목적에 도움이 될 때는 언제든지 그 사슬을 끊어버린다. 그러나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심으로 유지되는데 그것은 실패하는 법이 없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다)

남북전쟁 이래의 영웅인 카우보이는 기술 시대의 새로운 영웅인 엔지니어로 대체되었다. 엔지니어는 수십 권의 베스트셀러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효율성이라는 도구로 무장한 엔지니어는 신(新)제국의 건설자였다. 그의 거대한 작품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마천루와 교각과 댐이 미국 전역에 세워졌다. 미국인들은 새로운 기술화(技術化)의 가치에 몰입한 나머지 기술 이상주의를 옹호하게 되었다.

미국의 사회이론가 베블렌은 상업적인 탐욕과 시장의 비합리성이 기술의 시대적 역할을 약화시킴으로써 대대적인 낭비와 비능률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를 전문 엔지니어들에게 위탁함으로써 경제를 구원하고 미국을 새로운 에덴동산으로 변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엄격한 효율성의 기준에 의거하여 비능률을 뿌리 뽑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국가를 잘 작동하는 메가톤급 기계처럼 생각하고 전문 엔지니어가 그것을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그 이후 테크노크라트(Technocrat)라 칭하는 개혁자 집단은 베블렌의 생각을 받아들여 미국의 엔지니어들에게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부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치 경제와 관련된 철학적 개념들과 대중적 민주주의가 미 대륙의 기술 지배를 위한 설계도를 만드는 데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에 의한 통치보다도 과학에 의한 통치를 선호하였다. 이들은 기술 유토피아의 이상을 현실 정치에 반영하려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들 테크노크라트들은 과학이 낭비와 실업, 배고픔과 빈곤을 영원히 추방하고 궁핍의 시대를 풍요의 시대로 바꾼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들은 자연과 인간 및 기계 사용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국가의 자원을 총괄하고 관리하는 별도의 기관을 설립할 것을 주창하였다. [제러미 리프킨, 노동의 종말]

2. 제시문 분석(25점)

① 각 단락의 핵심이 정확히 분석되고 있는가?

② 분석된 내용이 일관성 있는 결론의 도출을 위해 적절히 활용되고 있는가?

③ 결론이 명쾌한가?

3. 논증(20점)

① 연역적인 글쓰기가 구현되어 일관성 있는 논술이 되고 있는가?

②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서술되고 있는가?

③ 논리의 비약이나 잘못된 사고전개는 없는가?

4. 창의(15점)

① 논리의 전개는 참신한가?

② 글의 내용은 깊이가 있는가?

③ 일반적인 글쓰기에 비해 논리 전개의 확실한 비교 우위가 있는가?

5. 표현(15점)

① 제목, 분량 등의 형식적 요소가 부합하는가?

② 본문의 구성이 일목요연하여 개요가 잘 작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가?

③ 원고지 사용법, 띄어쓰기, 표준어 등은 제대로 활용, 혹은 구사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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